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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주차난 인천공항, 인상카드만 '만지작'…신규투자는 '조작의혹'

(2023 국감)인천공항 장기주차 이용료, 1.5만원 단계적 인상 검토

2023-10-2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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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가 주차난을 이유로 주차장 이용 요금 인상을 검토한 것을 놓고 '자기 배불리기식 요금 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또 오성공원사업·복합리조트 등 인천공항이 대규모 신규투자 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제성분석, 재무성분석, 순현재가치 등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민주당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현재 하루 기준 단기 2만4000원, 장기 9000원인 주차장 이용요금을 장기에 한해 단계적으로 1만5000원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인천공항은 승용차를 이용한 공항 접근 비용이 공항버스, 공항철도, 택시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주차난이 발생한다며 주차요금을 올려 공항 이용객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성수기 기준 T1주차장 이용률이 단기 122%, 장기 118%를 보이는 데다 T2주차장은 단기 85%, 장기 132%에 달해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민주당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장기 주차에 한해 단계적으로 '1만5000원 인상안'을 검토 중입니다. 사진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주차장 모습.(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조오섭 의원은 "인천공항은 국제노선이 많고 김포공항은 국내노선이 중심인 공항 특성상 단기·장기 주차 이용객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단순비교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평시(4월) 기준 T1주차장 이용률은 단기 61~84%, 장기 78~93%, T2주차장은 단기 37~43%, 장기 58%~67%로 최대 피크 시간대가 아니면 아직은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1년 중 성수기는 최대 4개월에 불과한데도 연간 최대 성수기인 9월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날을 1시간 단위로 쪼갠 최대치를 기준 삼아 일반화하는 것은 주차요금 인상을 위한 억지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작년 한 해 인천국제공항이 거둬들인 주차수익은 354억원에 달합니다.
 
더욱이 공항버스의 경우 지난 8월 기준 이용객이 890만명을 넘어서면서 운행편수 대비 이용률도 146%(1966편)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12%(2687편)를 넘어 회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민주당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장기 주차에 한해 단계적으로 '1만5000원 인상안'을 검토 중입니다. 사진은 인천공항.(사진=뉴시스)
 
또 대규모 신규 투자사업에 대한 경제성·재무성 등의 조작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인천공항이 지난 2016년 이후 추진한 1000억원 이상 대규모 신규투자 사업은 총 5건으로 오성공원사업, 인천국제공항건설 4단계, IBC-Ⅱ 복합리조트 기반시설 조성, 제1여객터미널 주차타워 및 업무시설 신축, 화물기 개조시설 개발 등입니다.
 
이 중 화물기 개조시설 개발사업은 자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했고 나머지 4건의 신규투자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5건 모두 토지보상비, 예비비 등을 누락해 총사업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제성, 재무성 분석 수치를 왜곡했다는 지적입니다.
 
이 때문에 신규 투자사업들은 KDI 경제성분석(BC)상 총사업비가 547억~7366억원 차이났고 재무성분석(PI)상 총사업비도 220억~4755억원이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재부 훈령인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 운용지침' 제4조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사업추진에 소요되는 모든 경비를 합한 금액, 공공기관이 기보유한 토지 등 자원 가액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조오섭 의원은 "인천공항은 기재부 훈령을 어기면서 공사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차지하고 있는 기보유 토지 가액을 총사업비에서 누락시켜 사업의 타당성을 확보하는 건 의도적인 조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화물기 개조시설 개발사업의 경우 인천공항이 KDI에 처음 예타를 의뢰할 당시 토지가액, 예비비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를 제출했지만 중간보고에서 경제성(BC) 0.28, 재무성(PI) 0.25를 통보받아 사실상 사업추진이 무산될 처지였습니다.
 
그러자 인천공항은 KDI예타 최종결과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의뢰를 철회한 뒤 토지가액 500억원, 예비비 199억원을 배제하고 자체 예타를 시행해 개조업체와 실시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자체 예타 결과 재무성(PI) 1.051, 순현재가치(NPV) 76억원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이 자체예타에 토지가액과 예비비를 포함시켜 재검토한 결과 PI(0.759), NPV(-501억원) 모두 타당성 획득은커녕 손해를 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PI는 재무성 대비 편익을 따지는 수치로 1 이상일 때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NPV는 미래 발생되는 특정시점의 현금흐름을 이자율로 할인해 현재시점 금액으로 환산한 금액으로 투자효율성 지표로 사용되며 0보다 크면 투자가치가 있고 0보다 작으면 투자가치가 없는 것으로 봅니다.
 
조오섭 의원은 "KDI예타를 무력화시키며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이 감사원의 재검토 결과처럼 손해가 발생하면 '혈세낭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투자사업의 경제성, 재무성 분석 수치 왜곡은 의도성에 대한 의혹을 낳는 만큼 철저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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