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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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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증권부 종목팀 박준형입니다. 상장사들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동일철강, 무리한 M&A가 불러온 유동성 위기

대선조선 워크아웃으로 투자금 일부 손실 불가피

2023-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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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동일철강(023790)이 무리하게 진행한 대선조선 인수합병(M&A)이 경영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선조선은 이미 한국수출입은행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상황인데요.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더라도 동일철강의 투자금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선조선은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워크아웃은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을 지원해 주는 제도입니다.
 
대선조선의 워크아웃 경험은 이번이 2번째입니다. 지난 2010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체제(자율 협약)에 들어간 바 있죠. 이후 2021년 동일철강 등 부산지역 향토기업 5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면서 채권단 관리가 종료됐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작년부터 국내 조선업이 본격 호황을 맞고 있지만, 대선조선의 경우 인력난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통상 조선업은 선박 건조 계약을 맺을 때 선수금을 적게 받고 선박 인도 과정에서 대금을 많이 받는 ‘헤비테일’ 구조입니다. 그러나 최근 이어진 조선업 인력난으로 선박 인도 시점이 늦어지면서 자금난이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수주 당시보다 철강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수익성도 악화했죠.
 
대선조선의 위기는 동일철강의 재무 악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일철강은 올해 상반기 1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74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는데요. 대선조선의 손실 영향이 컸습니다. 올해 상반기 대선조선의 영업손실은 858억원으로 전년 동기(36억원)에서 적자전환했고, 부채비율은 567.3%로 지난해 말 232.5% 대비 334.8%포인트 급증했습니다.
 
상반기 기준 동일철강이 제공하고 있는 대선조선 지급보증은 2963억원에 달하는데요. 유동자산은 166억원에 불과합니다. 대선조선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면 채권상환도 연장될 수 있지만, 동일철강의 투자금 일부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자회사가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면 일반적으로 대주주 지분은 대규모 감자를 통해 미미한 수준으로 낮아지고,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기 때문입니다.
 
동일철강이 인수할 당시에도 대선조선은 11대 1 감자 이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대규모(210배) 유상증자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99.9% 감자가 연이어 진행됐고, 동일철강 컨소시엄이 유증에 1100억원을 투입해 인수했습니다.
 
대선조선의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위기는 동일철강의 ‘관리종목’ 지정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일철강은 올해 상반기에만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손실 175억원 가량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상반기 동일철강의 자기자본(214억원) 81.60%에 해당합니다. 동일철강은 지난 2021년에도 자기자본의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손실 66.56%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 차감 전 순손실’은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해당합니다.
 
동일철강은 관계사인 화인베스틸(133820) 지분(18.64%)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으로 대체했는데요. 이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자산은 가치변동을 당기손익으로 인식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합니다. 보유주식 중 200만주(6.68%)는 담보로 제공됐죠. 
 
다만 동일철강의 유동성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동일철강이 대선조선 인수를 위해 발행했던 1~2회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달 말부터 72억원의 풋옵션이 실행됐습니다. 동일철강은 풋옵션 대응을 위해 40억원의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미상환 CB는 61억원인데요. 이미 전환가액이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한도까지 내려간 상황이라 모두 풋옵션으로 상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일철강 관계자는 “올해 손실 인식으로 관리종목 지정 이슈가 있지만, 이미 수주 관련 손실을 모두 인식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해소될 이슈”라며 “발행 CB 풋옵션은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어 현재로선 추가적인 자금조달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동일철강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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