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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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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인터뷰)‘천박사’ 강동원 “솔직히 우리가 1등이면 좋겠죠”

“전체적 신선한 구성과 재미 보장 ‘킬링타임’, 제작사도 출연 이유”

2023-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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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대체 불가란 말. 웬만해선 쓸 수 없는 말입니다. 일단 사람이 됐건 물건이 됐건 다른 무엇이 됐건. 그걸로 인해 판세 자체를 뒤 엎어 버릴 만한 존재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냥 그게아니면 존재할 가치가 없는 무엇일 때. 우린 대체로 대체 불가란 단어를 부여합니다. 그냥 쉽게 말해서 그리고 단적으로 나아가 유일무이한 무엇을 가리킬 때 대체 불가라고 부릅니다. 지난 달 27일 개봉한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주인공 천박사를 연기한 배우 강동원. 그가 이런 설명의 가장 부합하는 존재일 것입니다. 우선 그가 등장하면 우린 모두 감탄을 터트리게 됩니다. 일부는 자신도 모르는 탄성을 내지릅니다. 부인할 독자와 관객이 대체 존재할지 모르겠습니다. 강동원이란 배우, 그저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서사를 만들어 내고 이미지를 구축하며 그 자체로 영화란 매체의 이유를 설명하는 배우입니다. 이것도 부인할 수 있는 설명이 존재할까 싶습니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제목 그대로 상당히 만화적인 판타지 장르입니다. 다른 배우가 주인공을 맡았다면 사실 킬링 타임용으로도 불리기 힘든 설정과 맥락의 서사입니다. 이 영화는 유명 웹툰 빙의가 원작입니다. 다시 말해 텍스트와 그림으로만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판타지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강동원이 이 작품에 합류하면서 하늘에 붕 떠 있던 서사의 존재감이 비소로 땅에 두 발을 내딛게 됐습니다. 강동원의 존재감은 이 정도입니다. 이것 역시 부인할 수 있는 그 어떤 설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문장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배우 강동원. 사진=AA그룹
 
강동원이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이 의외는 아닙니다. 그는 검은 사제들에도 출연했고, 검사외전에도 나온 바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은 퇴마를 소재로 하고 검사외전에서 강동원은 가벼운 느낌의 사기꾼으로 출연했습니다. 장르 영화로서 분명 뚜렷한 완성도와 존재감이 있었습니다. 반면 천박사는 두 영화에 비해 완성도와 의미가 뒤쳐진다 할 수는 없지만 무게감에서 분명 가벼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강동원은 의외로 그런 지점에 포인트를 두고 읽었고 출연을 결정했답니다.
 
“’천박사를 가볍고 킬링 타임용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도 동의를 해요. 그런데 전 오히려 그런 지점이 좋았어요. 전체적으로 신선한 재미도 있었고. 느낌적으로 천박사전우치검사외전속 캐릭터의 중간에 있는 느낌이었죠. 연기를 하면서 겹치는 부분은 저 스스로 경계를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갔어요. 차이점이라면 천박사는 내면에 아픔이 있는 캐릭터라 그런 지점의 레이어를 쌓아가면서 인물을 만들어 갔죠. 유머도 많고 캐릭터적으로 상당히 신선한 작품이었어요.”
 
배우 강동원. 사진=AA그룹
 
무엇보다 강동원에게 신뢰를 준 포인트는 이 영화의 제작사 외유내강이었습니다. 류승완 감독 그리고 류 감독의 아내 강혜정 프로듀서가 이끄는 충무로 상업영화 제작사입니다. 이름만으로도 대중들에게 워낙 잘 알려진 히트작 전문 제작사입니다. 그리고 워낙 색깔이 뚜렷한 작품을 만들어 온 제작사라 여러 배우들이 이 회사와의 작업을 원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강동원 역시 천박사선택의 큰 부분이 외유내강이란 점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배우라면 외유내강에 대한 신뢰와 호기심은 다들 있을 거에요. 작품이 재미있어도 제작사의 내공도 무시할 수 없는데, 전 사실 제작사와 감독님을 따지는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외유내강이 제작한다는 건 무시할 사안이 아니라 플러스 요인이었죠. 이 정도로 신선한 재미를 담고 있는 작품인데 제작사가 외유내강이라면 안할 이유가 없겠다 싶었죠. 저도 외유내강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그 내공을 경험하고 싶기도 했어요. 경험해 본 제 소감은 기대 이상이었고 영화 결과물에 고스란히 나와 있다고 봅니다.”
 
배우 강동원. 사진=AA그룹
 
강동원은 충무로에서 액션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 중 한 명입니다. 우월한 피지컬을 압도적으로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액션에서 강동원의 몸짓은 그 라인 자체가 황홀하다는 평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합니다. 그가 출연해 온 사극 액션 장르를 보면 이런 평가를 충분히 느끼고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천박사도 강동원의 액션이 정말 많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강동원의 액션과는 좀 다른 느낌이 강했습니다. 강동원도 그런 차별성이 강조하려 많은 노력을 했답니다.
 
예전 형사그리고 군도에선 정말 멋지게 보여야 하는 액션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멋지게 보이면 안됐어요. 그리고 중간중간 개그도 있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멋지게 보여야 하는 부담이 없었죠. 다른 작품에 비해서 위험한 액션도 사실 많이 없었어요. 특별한 콘셉트라면 이번에는 제가 좀 많이 맞는 걸로 갔어요(웃음). ‘내가 맞아야 관객들이 재미있어 할 것이다라는 걸 강조했죠. 물론 마지막 하이라이트에선 칠성검의 힘을 빌려 좀 멋진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요(웃음).”
 
배우 강동원. 사진=AA그룹
 
천박사에선 영화 초반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극합니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걸작 기생충을 패러디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누가 봐도 기생충의 저택 같은 집에서 펼쳐지는 사기꾼 천박사(강동원)의 모습이 처음 등장하는데, 이때 이 집 주인으로 이정은-박명훈 콤비가 나옵니다. 두 사람은 기생충에서도 부부로 등장했는데, ‘천박사에선 기생충속 조여정-이선균 부부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강동원은 두 사람의 존재감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두 분 때문에 처음 시작부터 아주 강렬하게 오프닝을 열게 됐죠. 시나리오에도 두 분의 존재감이 등장해요. 재미있었던 게 정은 선배와는 이번 작품이 처음 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서로 어디서 봤는데싶었는데. 알고 보니 검사외전에서 함께 했었더라고요. ‘검사외전에서 제가 붐바스틱 춤을 출 때 저와 더티 댄싱을 추시던 아주머니가 정은 선배였어요. 서로 그 장면을 떠올리고 한 참을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배우 강동원. 사진=AA그룹
 
천박사에선 강동원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하는 아군이 너무도 많이 등장합니다. 극중 강동원의 조력자 인배로 출연한 이동휘, 황사장역 김종수, 유경 역의 이솜까지. 모두가 각각의 독립된 작품의 주인공을 해도 무방할 정도의 존재감들이었습니다. 특히 강동원과 대결하는 빌런 범천역의 허준호는 그 존재와 카리스마가 보통이 아니었답니다. 워낙 강하고 험악한 캐릭터만 맡아 온 허준호는 강동원의 예상과는 달리 너무도 따뜻하고 친근한 선배였답니다. 그리고 특별출연의 박정민도 기억에 남는 동료였답니다.
 
모두가 대단한 동료들이었죠. 특히 이동휘는 너무 놀랐던 게 전 애드리브를 전혀 안하는 스타일인데, 동휘는 예측을 못할 정도로 애드리브의 달인이었어요. 그래서 더 호흡이 잘 맞았나 봐요. 준호 선배님은 예전의 액션 스타 면모가 여전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너무 친절하시고 격이 없으세요. 촬영이 없는 날은 저랑 자장면 먹으러 다니시고 함께 스크린 골프도 치면서 놀았어요(웃음). 박정민은 넷플릭스 ,에 함께 출연 중인데, 거기선 제가 모시는 도련님입니다. 이번에도 제가 잘 모셨습니다. 하하하.”
 
배우 강동원. 사진=AA그룹
 
천박사는 추석 연휴에 ‘1947 보스톤그리고 거미집과 함께 같은 날 개봉합니다. 세 편의 한국영화가 같은 날 개봉해 무려 6일간 이어지는 연휴 시장 경쟁을 펼칩니다. 인터뷰 당일까지 천박사가 경쟁작 두 편 대비 사전 예매율에서 월등히 앞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강동원은 한국영화가 대박을 치는 추석 연휴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천박사1등을 소망하는 추석의 해피 엔딩을 기대한다고 웃었습니다.
 
다들 친분이 있는 분들이 함께 하는 작품이라 다 잘됐으면 하죠. 누가 됐든 잘돼서 영화관에 관객들이 많이 왔으면 해요. 근데 솔직한 심정이라면 천박사1등을 하면 좋겠죠. 하하하. 오늘까지 보니깐 예매율에선 1등이던데, 연휴가 끝나는 날까지 이 분위기가 계속 갔으면 합니다. 저희 영화, 액션도 있고 코미디도 있고 가장 중요한 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많이, 아주 많이 오십시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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