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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외식 고물가시대…외식업 14% "인상 계획 있다"

1년6개월 동안 10곳 중 4곳 가격 인상

2023-09-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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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외식업의 물가 안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가파른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오름세는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특히 '6개월 이내' 메뉴 가격 인상 의향을 밝힌 외식업체가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외식 고물가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외식 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7곳(13.9%)은 '향후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6월15일부터 29일까지 조사를 통해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실린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메뉴 가격 인상 의향이 있는 업체의 메뉴 가격 인상 시기로는 '6개월 이내'가 40.29%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으로 '3개월 이내'가 12.71%, '1개월 이내'가 7.91%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해당 응답을 포함해 6개월 이내에 메뉴 가격을 올릴 의향이 있는 업체는 70%를 넘어선 총 76.5%에 달했습니다. 즉, 하반기 외식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외식 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7곳(13.9%)은 '향후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조사 대상 업체 3000곳 중 1140곳(38.0%)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메뉴 가격을 인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884곳(29.5%)은 올해 상반기에 메뉴 가격을 올렸습니다.
 
올해 메뉴 가격을 올린 업체의 인상 시기를 보면 1분기가 68.33%, 2분기가 31.67%였습니다. 이는 1분기 공공요금 인상과 햄버거, 커피 등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140곳이 메뉴 가격을 인상한 이유로는 90.38%가 '식재료 비용의 상승'을 꼽았습니다. 이어 '본사 지침' 2.81%, ' 공공요금의 인상' 2.19%, '고용난으로 인한 업무 인력'이 1.40%를 차지했습니다. 
 
메뉴 가격을 올렸는데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업체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메뉴 가격 인상 이후 영업이익 변화에 대해 '증가'로 응답한 비중은 7.7%에 그쳤습니다.
 
'현상 유지' 응답은 59.8%에 머물렀습니다. 절반이 넘는 업체는 메뉴 가격 인상에도 영업이익이 늘지 않았습니다. '감소' 응답은 32.5%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업체가 늘어난 업체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외식 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7곳(13.9%)은 '향후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사진=뉴시스)
 
이번 조사 결과 식재료 비용이 메뉴 가격 인상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의 가격은 향후 외식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중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7~8월 비 때문에 야채 가격이 제일 많이 올랐다. 두 달 전보다 30% 정도 상승했다"며 "중간 상인을 통해 받다 보니 비용 부담이 크고 지금 사용하는 식재료 모두 수급 어려움이 우려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성동구에서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매장을 운영하는 지출 비용 중 재료비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0~40% 정도"라며 "가격을 올리는 방법으로 비용 부담을 덜었고 경기가 안 좋아서 사람을 줄여 인건비를 내렸다"고 하소연했습니다.
 
aT 관계자는 "향후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는 업체의 경우 식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메뉴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그 시기 또한 식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해 3분기 식재료 가격의 상승 여부가 외식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12.33으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3.4% 상승했습니다.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3% 올랐습니다.
 
8월 농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5.4% 상승했습니다. 축산물과 수산물을 합한 농·축·수산물 물가는 2.7% 올랐습니다. 8월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3%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외식 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7곳(13.9%)은 '향후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햄버거 매장.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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