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대기업 근로자 10명 중 4명이 '용역·파견·기간제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은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고용형태공시'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 전체 근로자 중 39.1%가 파견·용역·기간제근로자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38.3%보다 0.8%포인트 오른 수준입니다.
300인 이상 기업이 직접 고용한 '소속 근로자'는 456만6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6만1000명 늘었습니다. 전체 근로자 중 소속 근로자의 비중은 81.9%로 1년 새 0.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소속 근로자 중 '기간의 정함'이 없는 인력은 339만4000명으로 74.3%를 차지합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1.2%포인트 줄어든 수치입니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늘어난 117만2000명이며 27.5%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높은 보건복지업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고용부 측의 설명입니다.
정경훈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관은 "고용형태 공시제도는 공시된 근로자의 소속 여부에 따라 정규직·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소속 근로자 중 기간제 근로자는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7일 밝힌 2023년 고용형태 공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00인 이상 3887개 기업의 전체 근로자는 557만7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실제 최근 5년간 기간제 근로자 현황를 보면 2019년 88만6000명에서 2020년 89만6000명, 2021년 95만3000명, 2022년 105만6000명, 올해는 117만2000명으로 늘었습니다.
증감 폭에서도 2019·2020년에는 각각 0.8%포인트, 0.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이후 3년간 증가세로 2021년 1.0%포인트, 2022년 1.6%포인트, 2023년에는 1.2%포인트 늘었습니다.
소속 근로자 중 전일제 근로자는 425만4000명으로 93.2%를 차지했습니다. 단시간 근로자는 31만2000명으로 6.8%입니다. 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1만8000명 늘었지만 비중은 전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소속 외 근로자는 101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명 늘었습니다. 전체 근로자에서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은 18.1%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감소에 그쳤습니다.
직고용 형태는 아니지만 용역·도급·파견 등 다른 기업에 고용돼 해당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소속 외 근로자'로 분류합니다.
소속 외 근로자의 비율은 꾸준히 18% 안팎을 상회하는 등 하청 문화가 고착화된 모습입니다. '소속 외 근로자' 현황을 보면 2017년 19.0%, 2018년 18.5%, 2019년 18.1%, 2020년 18.3%, 2021년 17.6%, 2022년에는 18.3%으로 집계됐습니다.
소속 외 근로자의 주요 업무는 청소, 경호, 행정사무, 운송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500인 미만의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은 12.2%입니다. 500인 이상 1000인 미만은 11.8%, 1000인 이상 5000인 미만은 16.5%, 5000인 이상은 24.9%입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이 컸습니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고용형태공시'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 전체 근로자 중 39.1%가 파견·용역·기간제근로자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건설현장 개선을 요구하는 건설업 종사자들.(사진=뉴시스)
300인 이상 기업에서 기간제·소속 외 근로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건설업'입니다. 기간제 근로자가 늘어난 분야를 보면 건설업 3만8000명, 사업서비스 2만9000명, 보건복지업 2만3000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정 정책관은 "건설업은 공시기업 수가 33개 늘어난 영향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전반적으로 기간제 노동자는 늘어나는 추세이며 300인 이상 규모의 기업 고용형태를 볼 경우 사람을 채용할 때 우선 기간제를쓰는 것이 관행화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기업이 내보내고 싶을 때 언제라도 내보낼 수 있으니 대기업의 기간제 채용이 남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고용형태공시 결과를 발표한 뒤 후속조치를 하지 않아 실효성이 크게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