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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사우디 오일머니로 물든 축구계

2023-08-29 09:28

조회수 :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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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사진=AP·뉴시스)
 
이러다가 세계축구 전체가 사우디 오일머니로 뒤덮일 것 같습니다. 사우디가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프로페셔널 리그에 세계적인 스타들을 대거 불러 모은 데 이어 국가 대표팀 내실까지 단단히 하며 오일머니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SAFF)는 2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과 2027년까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탈리아 매체에 따르면 만치니 감독의 연봉은 2500만 유로(약 356억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웬만한 빅리그 클럽 감독 연봉에 두 배가 넘는 거액입니다.
 
만치니 감독은 인터밀란(이탈리아)의 이탈리아 세리에A  3연패를 이끌었고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2011~201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 명장입니다. 
 
고국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유로2020을 제패하기도 했습니다. 프로팀과 국가 대표팀 모두 맡으며 성공한 만큼 높은 몸값을 자랑합니다. 그러던 그가 지난 13일 돌연 잘 운영하던 이탈리아 감독직에서 물러났는데요. 그리고 불과 2주 만에 사우디라는 새 직장을 택한 겁니다. 거액의 연봉이 그의 이직에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사디오 마네,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파비뉴, 호베르투 피르미누 등 축구팬들이 이름만 들으면 알 선수들이 올해 대거 사우디로 건너갔습니다.
 
이들은 기존 연봉에서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가 넘는 오퍼를 수용했습니다. 빅리그에서 주는 명예보다는 돈을 선택한 건데요. 사우디 오일머니 광풍이 언제 꺼질지 모르기에 챙길 수 있을 때 한몫 단단히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의 축구스타 영입러시 배경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청사진이 있습니다. 현 석유 판매 위주 경제 구조를 새로운 미래 신산업 토대로 변혁하겠다는 건데요. 그중 하나가 사우디를 세계적인 스포츠 메카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도 존재합니다. 아무리 선수를 사고파는 돈에 대한 규제가 없다고는 하나, 유럽 선수들을 싹쓸이하는 현 행보는 국제 축구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래도 영입은 계속될 겁니다. 사우디에서는 빅리그가 부과하는 세금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선수로서는 더 많은 돈을 움켜쥘 수 있는 것이죠. 지금으로서는 명예를 고집하면 더 많은 돈을 제시하는 사우디 오일머니 유혹을 견딜 선수와 감독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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