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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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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펭귄 쇼 개 잘한다

2023-06-22 18:28

조회수 : 3,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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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에서 동물 쇼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공연 장소는 동물원이 아닌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입니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린 펭미팅 '20세기 펭수'는 예매 첫날 완판으로 기대를 모았는데요. 이번 펭미팅도 다채로운 구성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이날 관객들은 공연 전 에코의 '행복한 나를', god의 '어머님께' 등 아련한 20세기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젖었습니다. 6시 정각이 되자 펭수가 뛰쳐나와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를 불러 더위를 날렸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세기 펭수’ 펭미팅에서 펭수 포토타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공연은 제목대로 흘러갔습니다. 심심한 펭수가 EBS 소품실에서 20세기 물건인 캠코더를 찾았는데, 이걸 텔레비전에 연결했더니 20세기로 빨려들어갑니다. 나중에 물범 캐릭터인 범이도 20세기 물건으로 꾸며진 방에 들어가, 펭수와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내며 다음 무대가 이어지는 식입니다.
 
배꼽 잡게 만드는 펭성(펭수의 성격)은 방송보다 더합니다. 펭수와 범이의 매력을 보여주는 '펭루마블(펭수+부루마블)' 순서에서, 펭수는 사회자가 주사위를 건넬 때마다 곧바로 바닥에 내동댕이쳐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또 공연 중간에 김유열 EBS 사장이 객석에서 일어나 "펭수를 영원히 서포트 하겠다"며 격려했는데요. 펭수는 혼잣말로 "길어, 길어"라고 말하고, 사회자는 "혼잣말을 굳이 마이크 들고 하냐"고 만류하는데, 김 사장은 꿋꿋하게 자기 할 말 다 하는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펭수는 가수 바다와 함께 20세기 감성으로 라디오 DJ가 되어 '보이는 라디오'도 진행했습니다. 바다는 펭수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자이언트 펭TV'를 구독했고, 이번 펭미팅 섭외 당시 "돈은 상관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펭수를 아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연 중엔 같은 날 열린 브루노 마스 공연에 못가고 여자친구 따라 펭미팅 왔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펭수는 직접 브루노 마스 노래를 부르며 사연자를 위로했습니다. 이날 생일인 여성 팬을 위해 다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지요.
 
량현량하의 '학교를 안 갔어'를 불렀을 때 가발과 의상이 개구쟁이 느낌을 잘 살려서, 더 많은 사람이 이 무대를 못 본다는 생각에 아쉬웠습니다.
 
가슴 뭉클한 장면은 역시 마지막 순서였습니다. 펭수는 앵콜 곡으로 김원준의 '쇼'를 골랐습니다.
 
"쇼! 룰은 없는 거야. 내가 만들어가는 거야 ···(중략)··· 난, 할 수 있을 거야. 언제까지나! 너와 함께!"
 
펭수와 관객은 '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고 외쳤습니다. 그 주인공이 여기 모여, 우리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펭성은 진중하기도 합니다. 펭수는 이날 공연 퇴근 때 휠체어 탄 팬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한 바퀴 둘러본 뒤 벤에 올랐는데, 다음날 퇴근 때도 휠체어 탄 팬을 먼저 찾아가는 모습이 유튜브에 공유됐습니다.
 
이날 펭수는 초대 가수 바다와 펭클럽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펭수는 브루노 마스 공연 못 갔다는 남자의 사연을 읽고 "근데 저라도 브루노 마스 공연 보러 갔을 거예요"라며 웃었습니다. 물론 뒤에는 "농담이고요"를 붙였지만요.
 
펭수는 세계 단위로 움직이는 공연 대신 남극 출신 연습생을 보러 온 펭클럽에게 감사했고, 펭클럽은 이 특별한 동물의 정성어린 공연에 고마워했습니다. 이번 펭미팅은 우리의 깊어진 유대감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러니 김유열 사장은 펭수에 대한 '영원한 지원' 약속을 꼭 지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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