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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이재명 스트레스는 ‘퇴진 요구’ 아닌 ‘김 빠진 사이다’

당 고위 관계자 "당내 일각 사퇴 목소리, 부담감 전혀 없어"

2023-06-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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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투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강성 지지층이냐, 중도층 확장이냐.' 사퇴 압박을 받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강성 지지층과 대중 민심 간 괴리 사이에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대표는 당내 사퇴 요구보다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말)’이 기대하는 ‘사이다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보이지 못한 데 대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지층 결집을 노릴지, 중도층 확장을 겨냥할지 고민에 빠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민주당 한 고위 관계자는 14일 비명(비이재명)계가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데 대해 "이 대표의 부담감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이 이 대표가 강한 모습을 보이기를 원한다는 점에 대해 이 대표는 고민하고 있다"며 "당대표로서 강성 발언을 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12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핵심 쟁점으로 다뤄진 상임위원장 선출 기준 외에도, 이 대표를 향한 비명계의 사퇴 요구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명계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당내 혁신기구 위원장 선임 논란 등에 대해 이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당시 의총에서도 이런 요구가 지속된 겁니다. 
 
이런 비명계의 목소리는 이 대표 주목을 크게 끌지 못했다는 게 당 고위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대신 이 대표는 그의 강성 지지층이 이 대표에 사이다 발언을 여전히 원한다는 점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개딸이 이 대표를 본격적으로 지지하는 계기 중 하나였던 이 대표의 이미지가 그가 당대표에 오르며 상당 부분 희석된 대목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 대표가 중앙정치인으로 부상한 시기는 그가 특정 사안에 의견을 직설적으로 내비쳤을 때였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대중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결과 차기 대선 후보로 단숨에 부상했습니다.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3위를 기록했죠. 
 
체급을 키운 이 대표는 민주당 후보로 대선을 치르고 당대표를 맡은 후 사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빈도를 줄였습니다. 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당의 리더로서 활동하는 모습이었죠. 다만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과 중도층 사이에서 어떤 쪽에 무게를 두고 표심을 호소해야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향후 그의 발언 수위가 조절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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