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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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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21년차 KT 수장 찾는데…정치권은 힘겨루기 중

민주당 민영기업 CEO 선임에 정치권 개입 놓고 질타

2023-03-04 23:26

조회수 : 9,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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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002년 8월2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민영화 절차를 마무리한 KT(030200)가 최고경영자(CEO) 인선 때마다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입니다.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구현모 대표 후임자를 찾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차기대표 인선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윤석열 대통령이 이사회 절차의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고 소유분산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가 필요하단 목소리를 내자 인선 방법이 거듭 바뀌었습니다. KT는 어느덧 3번째 인선 방법으로 최종 CEO 후보자 1인 찾기를 진행 중입니다. 오는 7일 최후의 1인 선정만을 남겨놓고 있는데, 이마저도 또 다시 여당이 그들만의 리그라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이 필요하단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KT CEO 반대 목소리 내는 여당 질타 
 
상황이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정상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수석전문위원은 4일 "민간기업의 자율성과 자치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치권력의 불간섭·불개입 원칙을 준수하는 것은 공정의 진정한 의미"라며 "정부와 여당은 민영화된 기업에 대해 간섭·개입하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현모 대표와 이사회가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무시하고 연임을 추진한 것, 이에 따라 세번째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게 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민간기업의 자율성과 자치권을 박탈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와 여당이 KT CEO 선임에 개입하려는 행태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KT가 민영기업임에도 청와대 출신과 대선 캠프 출신 인사 수십명을 낙하산으로 취업시켰던 흑역사를 재현하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구현모 KT 대표가 MWC2023에서 기조연설로 '협업을 위한 시간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민의힘은 KT 인선 놓고 '그들만의 리그'라고 주장 
 
앞서 국민의힘은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 후보면접 대상자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신수정 현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윤경림 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로 압축되자 지난 2일 하지만 전체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 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차기 대표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버렸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들은 KT가 새롭게 변화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들의 공정한 경쟁을 원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점, 4명의 차기 대표 후보면접 대상자 가운데 이름을 올린 윤경림 사장이 이사회 현직 멤버이기에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발동해 국민의 기업인 KT가 특정 카르텔의 손에 놀아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스튜어드십코드란 기관투자자가 기업 의사결정 주주로서 적극 참여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에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을 뜻합니다. 즉 현행대로 CEO 인선과정이 진행될 경우 주주총회에서 대표 선임에 반대표를 적극 행사해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입니다.  
 
KT 서울 광화문 이스트 사옥. (사진=KT)
 
곧 최종 대표이사 후보자 결정되는데…정치권 목소리에 직원들은 좌불안석   
 
7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KT 이사회가 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4명의 대상자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합니다. 이르면 이날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합니다. 3월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되면, 앞으로 3년간 KT의 수장으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난 3일 기준 KT 종가는 3만450원에 마감했습니다. 1년전 종가인 3만1600원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52주 최고가인 3만9300원 대비 22.5%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기업가치를 의미하는 절대적 수치는 아니지만, 투자심리가 선반영되는 지표라는 점에서 볼 때 3개월 넘게 계속되는 차기 대표이사 선정에 KT를 불안하게 보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 임원인사가 늦어지면서 한달 주기로 임원들은 계약을 갱신하고 있고, 연간 사업계획에 대한 추진력도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들립니다. 임직원들의 업무도 힘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매년 3년마다 반복되는 대표 찾기의 과정에 직원들의 피로도도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CEO 임기가 끝날 때마다 반복되는 불안정한 상황은 결국 직원들의 업무 동력 상실과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결국 회사의 경쟁력 저하로 확대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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