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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ose@etomato.com

안녕하세요 오세은기자입니다
대한항공의 상식적이지 않은 합리화

2023-02-17 16:47

조회수 :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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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마일리지 입력 정보 카운터 모습. (사진=뉴시스)
 
이번 주 항공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소비자 불만이 잇달았던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제도 개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1일부터 개편된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할 방침입니다. 장거리 노선에는 더 많은 마일리지를 차감하고 반대로 단거리에는 더 적은 마일리지를 공제하겠다는 것이 개편되는 마일리지 제도의 주요 골자입니다.
 
예컨대 현재 인천~뉴욕 편도 항공권의 금액은 이코노미 130만원, 프레스티지 430만원, 퍼스트 클래스 730만원 수준입니다. 이 구간을 마일리지로 발권하면 각각 △3만5000마일 △6만2500마일 △8만마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4월 1일부터 개편된 마일리지 제도가 적용되면 각각 △4만5000마일 △9만마일 △13만5000마일로 늘어납니다.
 
반면,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현재 평수기, 성수기 각각 3만, 4만5000마일리지를 필요로 하는데 4월 1일부터는 2만, 3만마일로 낮아집니다. 거리 구간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하기 때문에 먼 거리일수록 더 많은 마일리지가 공제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마일리지 사용률이 높은 노선은 항공권이 상대적으로 비싼 뉴욕, 파리, 런던 등 장거리지 않을까요? 후쿠오카 등 단거리는 이미 저비용항공사(LCC)라는 선택지가 있어 굳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를 차감해가면서까지 단거리에 마일리지를 사용할 사람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여기에 대해 대한항공은 단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공제를 줄여 합리화했고, 또 마일리지 사용처를 크게 늘려 소비자의 마일리지 활용 편의성을 높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실제 대한항공은 최근 교보문고와 제휴해 마일리지로 책을 살 수 있게 했고, 이마트와 메리어트호텔 등에서도 마일리지를 쓸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다음 달 2일까지 자사 홈페이지에서 ‘스카이패스 딜’ 기획전을 열고 디지털 가전과 가방, 커피 모바일 쿠폰 등 총 32품목을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물론 마일리지로 책을 구매하거나 마트에서 장을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항공권 가격이 비싼 유럽이나 미주 등에 갈 때 마일리지를 활용하고 싶은 니즈가 더 클 것 같습니다. 마일리지 개편을 앞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마일리지 혜택이 줄어든다는 항의가 빗발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되고요.
 
소비자들이 개편되는 마일리지 제도를 ‘개악’이라 반발하자, 대한항공은 최근 마일리지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좌석수를 늘리기 위해 국토부와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들에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민들 눈높이에서 그리고 항공사의 주무 부처인 국토부 등 누가 보아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제도 개편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으로밖엔 해석이 어렵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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