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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연

"약값만 1년에 7000만원"…폐암환자 눈물의 청원

'타그리소' 건보 적용 청원…열흘 새 2만명 동의

2023-02-16 14:49

조회수 : 2,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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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동의청원 게시판)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항암제 ‘타그리소'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촉구하는 청원 게시글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2017년 폐암 2기 진단을 받은 김 모 씨의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김 씨는 청원에서 2021년 10월 암이 재발해 뇌까지 전이되면서 항암제 '타그리소'를 복용했다고 적었습니다. 타그리소는 글로벌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의 3세대 표적항암제입니다.
 
이어 "타그리소를 먹고 암이 사라지는 놀라운 치료 효과를 봤다. 계속해서 타그리소를 복용하고 싶지만 건강보험이 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며 "타그리소가 꼭 필요한 환자들이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는데요.
 
타그리소는 건강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한 달 600만원 이상의 약값이 든다는 게 김 씨의 설명입니다. 그는 "1년 넘게 먹어 이미 7,000만 원 넘게 썼는데, 앞으로 어떻게 약값을 마련해야 할지,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 같아 괴롭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환우회 사이트에는 방글라데시의 타그리소 제네릭 구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단 몇 알이라도 구하려고 간청하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라며 타그리소의 1차 치료제 건보 적용을 국회에 청원했습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타그리소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목적으로 개발한 항암제입니다. EGFR 변이는 한국인 폐암 환자에게도 가장 흔한 유전자 변이인데요. 다만, 국내에서는 1차 화학요법 선행 뒤에도 효과가 없을 때 투여하는 2차 치료제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된 상태입니다.
 
EGFR 변이로 인해 2차 치료를 받는 국내 폐암환자는 연간 1,200명 수준인데요.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복용하며 거액의 약값을 부담하는 폐암 환자는 수백 명으로 추산됩니다.
 
앞서 타그리소 1차 치료제는 2019년 10월, 2020년 4월, 2021년 4월과 11월 네 차례 암질심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매번 탈락했습니다. 관련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임상 자료 보완, 전체 데이터 공개 등의 요구가 있었고 고가의 약값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의 청원은 게재 약 10일째인 16일 오후 1만8148명이 동의하며 타그리소 1차 치료 건보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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