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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700만 삼성 주주 지킴이법!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사 중인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을 두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삼성해체법", "개미약탈법"이라고 비난하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무식 자랑"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권성동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국회 정무위에 보험업법 개정안, 이른바 '삼성해체법'이 올라가 있다. 보험사 총자산의 3%까지 계열사 주식을 '원가'로 보유할 수 있는 현행 규제를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주요 골자"라며 말문을 열었다.
권 의원은 삼성생명법이 '개미약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 815만주(지분율 8.51%)를 보유하고 있다. 19일 기준 약 30.3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23조원 이상을 매각해야 한다"며 "5~7년 유예기간을 둔다지만 그 엄청난 물량이 시장에 강제매각된다는 것 자체가 주식 시장의 대형 악재다. 삼성전자의 700만 개미투자자가 우려하는 이유다. 그래서 삼성생명법은 '개미약탈법'"이라고 했다.
삼성생명법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다고도 했다. 권 의원은 "선진국 중 계열사 주식 투자한도를 규제하는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며, 일본 보험사도 원가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다. 미국은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한도만 규제하고 있으며, 이 또한 원가로 규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삼성생명법은 '삼성해체법'과 같다고 규정했다. 권 의원은 "나아가 '삼성해체법'이 통과되면 삼성전자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현재 약 20%에서 8%로 급감하게 된다"며 "최악의 경우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을 외국에 갖다 바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민주당의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해체법’"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사내유보금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하는 방법에 대해 권 의원은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전혀 모르는 소리"라며 "삼성해체법 때문에 삼성전자 주식 매각물량을 자사주로 매입할 경우, 막대한 투자비용을 엉뚱한 곳에 사용하게 된다. 시장을 모르는 법안이 반도체 협력업체들과 미래 근로자들의 성장 기회를 박탈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은 반도체 산업을 죽이는 '반도체 안락사법' 통과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금투세 강행으로 개미투자자들의 자산 형성 기회를 억누르더니, 이제 국부 창출과 반도체 산업마저 주저앉히려 하나. 대기업 때려서 정의로운 척하는 싸구려 소극(笑劇)의 피해자는 언제나 국민일 뿐"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전국 발대식 및 송년 자선 음악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에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무식자랑 권성동의 삼성생명법 흑색선전'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며 권 의원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의원은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인식하도록 한다. 권 의원이 알고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는 어느 행성의 글로벌 스탠다드인가"라며 "삼성생명 160만 유배당 계약자의 돈으로 산 지분이다. 고객 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사서 지배권 유지하고 그 배당금을 당당하게 '안 갚겠다'고 하는 것이 이 정부와 집권여당의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삼성생명법은 "1000만 개미를 먼저 생각한 법"이라며 "삼성생명법은 부칙에 의거, 최장 7년의 유예기간동안 금융당국이 승인한 실행계획에 따라 매각을 진행하게 돼있다. 시장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뒀을뿐더러, 제가 20대 국회에서 발의하고 이용우 의원이 최근 발의한 법에 따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의 길까지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권 의원이 사실관계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권 의원은 삼성생명법 통과 시 삼성전자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틀렸다.' 8%가 아니고 약 10.72% 수준(12월 19일 DART 기준 추정치)"이라며 "여기에 삼성생명-제일모직 합병 때 사실상의 백기사 역할을 한 7.68% 국민연금 지분까지 합하면 삼성전자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무슨 문제가 있겠나. 공포마케팅은 최소한 팩트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핵관 및 집권여당은 툭하면 개미 운운하면서 정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해서는 저자세로 굴종하며 삶은 소대가리처럼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다"며 "이런 분들이 '개미가 먼저' 운운하니 이것이야말로 1000만 개미를 향한 로맨스 스캠"이라고 꼬집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