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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영상)쌀값 폭락에…식품업계, 우리 쌀 소비 촉진 나섰다

쌀 도매가, 1년새 20% 하락…생산량 ↑ 소비 ↓ '불균형'

2022-10-17 06:00

조회수 : 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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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산 쌀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식품업계가 우리 쌀 소비 촉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쌀(20kg) 도매 가격은 4만555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년 대비 3.31% 하락한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떨어졌다. 쌀 생산량은 늘었는데 수요가 줄어드는 등 수급 불균형 탓이다. 
 
밥 대신 고기, 밀가루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났고 1인 가구 증가세 영향이 쌀 수요 감소의 주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당 쌀 소비량은 56.9kg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69.8kg)보다 약 18.5% 감소한 수치다. 반면 1인당 육류(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소비량은 54.3kg으로 쌀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국산 쌀값이 수급 불균형으로 크게 떨어지자 식품업계가 국산 쌀 소비 촉진에 뛰어들었다. 현재 롯데제과는 국산 쌀을 활용한 즉석섭취식품 공급과 가정간편식 제품에 국산 쌀 사용량을 늘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간 김밥, 도시락 등 즉석식품에 전량 국산 쌀을 사용해왔는데 국산 쌀 적용 대상 제품군과 사용량을 확대해보겠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롯데제과(280360)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이들이 김밥, 도시락, 냉동간편식, 즉석섭취식품 등을 제조하기 위해 사용한 국산 쌀은 5124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2021년 국산 쌀을 전년보다 11% 늘린 6835톤을 사용했다.
 
즉석밥 시장에 뛰어들었던 하림(136480)도 더 미식 밥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전북 익산 함열읍에 있는 퍼스트키친 밥 공장(K3)의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K3 공장은 2만2784㎡ 규모로 더 미식 밥을 생산하는 라인이다. 백미밥, 귀리쌀밥, 메밀쌀밥, 오곡밥 등 총 11가지 즉석밥을 생산하는 데생산 캐파는 한 시간에 7000개 수준이다. 하림은 더 미식 밥이 100% 국산 쌀로 만들기 때문에 이번 생산라인 증설로 인해 우리 쌀 소비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쌀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식품업체 사이에서는 국내산 쌀 소비를 유도하는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국순당(043650)매일유업(267980)은 라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하며 쌀 소비 촉진 독려에 나섰다. 라이스 버킷 챌린지는 쌀 소비량이 줄어 햅쌀 수확철에 보관할 창고가 충분치 않은 가운데 재고 국내산 쌀 소비를 유도하는 행사다. 햅쌀 출하 시기인 10월 전까지 쌀 재고를 소진하고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공익 캠페인이다.
 
국순당은 라이스 버킷 챌린지의 일환으로 본사 및 양조장이 위치한 횡성지역 특산 쌀인 어사진미 2톤을 구매해 그중 일부인 1톤을 횡성지역 수해 피해 지역민에게 기증했다. 국순당의 지목을 받은 매일유업은 옥수중앙교회에 쌀 2000kg을 기부했고 다음 주자로 아워홈을 지목했다.
 
한편 CJ제일제당(097950)오뚜기(007310)는 향후 국내산 쌀 사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내산 쌀이 아닌 수입산 쌀을 활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향후 국산 쌀로 대체할 것을 약속했다.
 
당시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은 “국산 쌀과 수입산의 차이에 따라 일부 컵밥 제품에 수입산 쌀을 소량으로 쓰고 있다”며 “R&D 역량을 강화해서 국산 쌀로 대체해 나갈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황성만 오뚜기 대표도 “올해 기준으로 1만8500톤의 쌀을 사용하는 데 국내 유통하는 즉석밥, 컵밥 모두 다 국산 쌀만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외국 수출하는 밥 제품에만 원가 때문에 1.2% 극미량을 쓰고 있다”면서 “거래처하고 같이 협의해서 (국산 쌀로 대체하는 것을)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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