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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칼라파고스(Kalapagos)에 대한 우려

국경없는 IT 시장…폐쇄적 정책 걷어내야

2023-02-28 10:17

조회수 : 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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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를 아시나요? 갈라파고스는 남아메리카 에콰도르 본토에서 서쪽으로 1000㎞ 정도 떨어진 태평양의 화산제도입니다. 육지로부터 고립돼있어 고유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갈라파고스를 빗대어 갈라파고스화라는 말을 쓰는데요. 기술이나 서비스 등에서 자신들의 표준만을 고집하면서 전세계 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게이오 대학 교수이자 카도카와 사장이던 나쓰노 다케시가 일본 IT시장을 두고 처음 쓴 용어입니다.
 
최근 들어 한국 IT시장을 두고도 갈라파고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K갈라파코스, 칼라파고스(Kalapagos)죠.
 
2016년 국토지리정보원은 구글의 지도반출 요청은 남북이 대치하는 안보여건에서 안보 위험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구글 영상에 대한 보안처리 등 안보 우려 해소를 위한 보안 방안을 제시했으나 구글 측에서 수용하지 않아 지도 반출을 불허한다는 것으로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대표적으로 구글 지도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구글 지도는 서비스 완성도가 낮아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외국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네비게이션 조차 정교하지 못합니다. 한국 정부가 구글의 5000대 1 정밀지도 국외 반출을 안보상의 이유로 불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한국 정부에 2007년부터 국외반출 신청을 해왔습니다. 
 
구글 지도가 없어도 한국에서는 큰 불편함을 겪지 못합니다. 네이버, 카카오 지도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문제는 글로벌입니다. 구글 지도에 익숙한 해외 관광객들은 한국에 들어오면 지도에서부터 큰 불편을 겪습니다. 한국인도 해외에 나가면 구글 지도를 써야합니다. 효율적이지 못하죠. 이렇다보니 글로벌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것들을 한국에서는 수년이 지난 뒤에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15년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2018년에 이뤄진 게 대표적이죠.
 
2014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광장에서 우버 서비스와 렌터카 택시영업 중단, 불합리한 택시악법 철폐 등을 촉구하는'서울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택시를 둘러싼 플래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승차 공유서비스인 우버가 한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우티라는 다른 업체와 결합해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버 뿐만 아닙니다. 카풀 업체인 풀러스, 타다까지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할 서비스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습니다.
 
최근 한국 IT시장과 금융시장을 흔든 소식이 있었습니다. 애플페이 도입입니다. 애플페이는 애플이 2014년 공개한 NFC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인데요. 2015년 애플페이 도입이 추진됐지만 수수료, 결제 단말기 도입 등의 문제로 무산됐습니다. 그 사이 한국 결제시장에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반의 삼성페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재 애플페이는 세계 7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입니다. 애플페이 기술 기반인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기기를 이용한 EMV 비접촉결제는 글로벌 표준인데요. 유로페이(E), 마스터카드(M), 비자카드(V)가 1994년에 제정했죠. 한국이 MST만 고집할 때 전세계는 EMV로 변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애플페이가 한국에서 서비스된 건 잘된 일입니다. 이번 애플페이 도입 사례를 통해 다른 분야에서도 폐쇄적인 정책, 규제 해소 논의가 본격화되길 희망합니다. IT서비스는 국경이 없습니다. 더 이상 칼라파고스화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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