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창권

[IB토마토]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 사내이사로 올린 이유

제조·기술 담당 이력 있는 만큼 안전 관리에 만전 기할 듯

2022-03-10 08:50

조회수 : 4,01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이 기사는 2022년 03월 7일 17: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곽노정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과 노종원 사업총괄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가운데 곽노정 사장은 안전과 보건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안전과 관련된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이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SK(034730)그룹의 경영 이념과 맞물려 있는 만큼 보다 타이트한 안전관리를 통해 사고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곽노정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과 노종원 사업총괄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지난해 12월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곽노정·노종원 사장은 새롭게 중책을 맡게 되면서 지난달 23일에는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이에 SK하이닉스의 기존 사내이사진은 박정호 부회장, 이석희 사장, 오종훈 부사장 등 3명이었으나, 이번 주총에서 오 부사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곽·노 사장이 신규 선임되면 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곽 사장의 직책이 최근 신설된 ‘안전개발제조총괄’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박정호 부회장은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충실하면서 안전관리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 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물론 모든 협력사 구성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인식하고, 빈틈없는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곽 사장은 1965년생으로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4년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 공정기술실에 입사한 뒤 연구개발(R&D) 분야와 생산현장을 거쳤다. 2012년 SK그룹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와 함께 상무보로 임원을 달았고 2019년 개발제조 총괄 자리인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안전개발제조총괄을 맡게 됐다.
 
이처럼 개발제조를 총괄했던 만큼 실무에서 어떤 점들이 부족한지를 잘 알고 있는 곽 사장은 안전사고와 관련해서도 사업장 내 현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적임자라는 판단도 나온다.
 
또 지난 1월27일 본격적으로 시행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라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 점도 기업들이 안전관리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 역시 이를 간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중대재해법이 시행되고 나서 각 기업들이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두는 등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SK하이닉스 역시 사내이사가 안전관리를 책임진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앞서 2015년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3명이 현장을 점검하던 과정에서 질소 질식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지난 1월 대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하이닉스 임직원 3명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2개월, 협력업체 직원 3명은 각 벌금 300만원을 확정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면 단순히 임직원만이 아닌 경영책임자까지 재판을 받아야 할 수도 있는 사안으로 다뤄질 수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유지보수업체 직원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재발 방지 대책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또한 지난해 1월 ESG채권을 모집했는데, 당시 발행한 공모채는 4400억원 규모로 5년 물과 7년 물로 발행됐다. 이중 산업재해 예방부문에만 1995억원을 투입하는 등 안전망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SHE(안전·보건·환경) 환경경영체계를 구축해 정기적으로 안전·보건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SHE 경영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등 중대재해의 실질적인 제로화 활동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사고 예방을 위한 비상대응체계와 프로세스 (사진=SK하이닉스)
 
올해부터는 전사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곽 사장이 담당하고 있는 안전개발제조총괄 조직을 개편해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사람과 환경 중심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추구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안전문화 만들기에도 나서고 있다.
 
다만 ESG경영 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2년 1차 ESG평가에서 SK하이닉스는 사회와 지배구조 부문이 각각 A+와 A 등급을 유지해 종합점수 A등급을 유지했지만, 지속적인 화학물질 유출사고로 인해 환경부문에서 한 단계 하락한 B+ 등급을 받았던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산업 안전과 관련한 사회적 요구들이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안전개발제조총괄 조직을 통해 이를 더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곽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최근 중요성이 커진 안전 업무에서 책임감 있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 김창권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