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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수능 오류, 대안 없나)②평가원도 정신줄 놓은 '현란한 난이도'

입시 전문가들 "단순화된 교육과정, 출제 과정서 오답 발생 가능성"

2021-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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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고질적인 오류 원인으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능 출제의 높은 난이도가 지적된다.
 
29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한 입시교육기관 전문가들은 수능의 높은 난이도를 오류의 주된 배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과과정은 각 학문을 종합해서 단순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수능 문제를 난이도 있게 출제하는 과정에서 각 학문으로 깊이 들어가다보면 오류 발생 가능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전공 분야 출신 교수들이 서로 이견을 종합하는 문제도 있을 것"이라며 "교과과정을 이해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 오류 9건 중 5건이 몰린 과학탐구는 출제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과학탐구 출제는 과목 내 내용뿐 아니라 전문 지식도 요한다"며 "고난도 형식으로 출제할 경우 공식이나 이론 측면에서도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에서 이탈할 정도로 검토가 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국어는 객관적 수치보다는 논리를 펼쳐나가는 특성"이라며 "맞고 틀리고를 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이뤄진 수능 관련 브리핑에서 출제 기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설명도 이와 비슷하다.
 
김동영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학의 최첨단의 학술 결과와 학생이 배우고 있는 문항 사이에는 시간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에 맞춰서 교육과정이 정기 개편이 되고 있다"며 "고등학교 수준을 넘는, 보다 더 어려운 내용까지도 하나의 오차도 없이 문항 출제를 해야 되는 부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출제 오류가 논쟁이 됐을 때는 다른 문항보다는 훨씬 더 정·오에 있어서 분명한 판단 속에 오류를 인정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출제 방식이나 내부 검수 과정에서 시스템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투스의 김 소장은 "근원적으로는 시험 문제를 매번(매년) 출제하는 출제식이라는 점에서 오류가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몇번의 검수를 거치더라도 출제진 내부에서 의견이 다 다를 수 있어 시스템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비상교육의 이 소장은 "출제 직전까지 이뤄지는 내부 검토에서 문제 소지가 될 만한 부분에 대해 정보 공유를 서로 제대로 할 필요성이 있어보인다"며 "'검토 유의사항' 같이 매뉴얼화해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의제기가 됐을 때 바로 잡혀야 하는 사후 교정 시스템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시험보고 난 다음, 결과 발표가 대단히 촉박하다"며 "문제의 경중을 나눠 처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달 16일 전북 전주시 전주교육지원청에서 직원들이 지역 시험장에 배포될 수능 시험지를 옮기고 있다. 사진/전북사진기자단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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