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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30개국 '동성결혼' 합법화…"'남자 며느리' 안된다" 한국은 전쟁 중

스위스, 국민투표서 동성혼 인정…서유럽 국가 중 마지막

2021-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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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유럽국가 중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스위스가 동성결혼을 허용하면서 전 세계 동성혼 합법 국가는 30개국에 달하게 됐다. 한국의 경우 국회 등 입법기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려는 법적 근거를 준비하고 있지만, 보수 성향 단체의 거센 반대에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64.1%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모두를 위한 결혼'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26개 모든 주에서 찬성률이 과반을 기록했다.
 
스위스는 지난 2007년 동성 커플에 민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 파트너십을 인정했으나 동성혼 합법화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번 법안 통과에 따라 동성 커플은 합법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를 입양하고 양육할 권리 등 이성 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됐다.  
 
인구 850만명인 스위스는 1990년에서야 모든 여성의 투표권이 인정됐을 정도로 보수적인 국가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가 동성결혼 합법화 대열에 합류하면서 전 세계 동성혼 허용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30개국이 됐다. 유럽에서는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포르투갈·스웨덴·핀란드 등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대만이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2019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바 있다. 
 
세계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지 않은 일본에선 올해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동성애자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우리나라의 경우 동성결혼 합법화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진선미 당시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 주도로 '생활동반자 관계에 관한 법률안(생활동반자법)'이 논의됐지만 동성혼을 인정하게 되고 기존 가족 제도를 위협한단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생활동반자법은 혈연, 결혼이란 사회적 제도로 묶이지 않아도 서로의 생활에 의무와 권리를 가지는 '동반자'와의 법적 관계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생활동반자법은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는 것일 뿐 동성혼 자체를 합법화하는 내용은 아니어서 한계가 존재했다.
 
지난해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정춘숙 의원이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가족을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뤄진 사회의 기본단위'라고 정의한 현행 제3조 1호 등을 삭제하고, '가족의 형태를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 외에 비혼 동거, 동성커플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은 국가가 법을 통해 특정한 가족 형태를 '건강가정'으로 규정해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법 제정 다음해인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도 해당 법의 이름을 바꾸고 차별적 내용을 수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보수 개신교 단체 등 종교계를 중심으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동성애동성혼반대 국민연합(동반연), 건강가정기본법개정안반대 전국단체 네트워크(건반넷) 등 개정안에 반대하기 위한 시민단체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해당 개정안이 동성혼 합법화를 초래하며, 전통적인 가족 체계를 무너트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월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개정안 반대 청원은 위원회 회부 기준치인 1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자신을 두 자녀를 둔 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만일 딸이 여자를 데리고 와서 사위라고 하고 아들이 남자를 데리고 와 며느리라고 하면서 가족으로 받아들여달라고 한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개정안은 인륜을 무너뜨리고 건강한 가족을 파괴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은 당초 지난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야당의 반발로 취소됐다.
 
호주 시드니에서 동성애자들이 지난 2017년 우편 국민투표 개표 결과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표가 다수로 나오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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