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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단독)나흘간 불탄 호주 테슬라 ESS, LG엔솔·파나소닉 배터리 탑재

글로벌 인증기관 UL "테슬라 메가팩, LG·파나소닉 배터리로 구성"

2021-08-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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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테슬라가 호주 빅토리아주에 설치한 초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메가팩’에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과 파나소닉 원통형 2170 배터리가 공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화재로 이어진 사고에 글로벌 2·3위 업체의 셀이 탑재된 것이 처음 확인되면서 리튬이온 이차전지 안전성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안전인증 기관 UL의 테슬라 호주 메가팩 평가보고서. 자료/뉴스토마토
 
19일 <뉴스토마토>가 단독으로 입수한 글로벌 안전 인증 기관 UL의 테슬라 호주 메가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메가팩에는 LG엔솔과 파나소닉의 원통형 21700 배터리가 탑재됐다. UL은 지난 2019년 4월 ESS 열폭주 화재 확산 평가 안전 인증인 UL9540A을 제정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는 UL9540A에 의거해 작성됐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테슬라가 호주 빅토리아주에 설치한 13톤 규모 메가팩에서 발생한 화재는 나흘이 지난 이달 2일 진압됐다. 당시 배터리 1개에서 시작된 불길이 다른 배터리로 옮겨붙으며 대형 화재로 번졌다. 화재 진압에는 소방관 총 150명, 소방차 30대가 동원됐다. 메가팩은 테슬라의 계열사 테슬라 에너지에서 제작한 ESS로,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
 
사고가 난 메가팩 배터리가 LG엔솔 배터리인지 파나소닉 배터리인지는 추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호주 현지 전문가는 "테슬라 메가팩 배터리가 주로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임을 감안했을 때 LG엔솔 배터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화재가 배터리 문제인지 확정되지 않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소형 원통형 배터리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계열이다. 화재가 난 ESS는 테슬라 메가팩 210개로 구성됐다. 
 
만약 LG엔솔 배터리 여부가 최종 확인이 될 경우 이번 화재는 LG엔솔이 해외에 공급한 소형 원통형 21700 ESS의 최초 사고가 될 수 있다. 그간 화재는 LG엔솔의 ESS용 중대형 파우치 셀에서만 발생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테슬라 측에 공식 입장을 요구했지만, 테슬라 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호주 빅토리아주에 위치한 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현장 모습. 사진/Twitter
 
문제는 LG엔솔 배터리가 들어간 해외 대형 ESS 장치 관련 화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점이다. 지난해 9월 대형 화재로 번진 영국 리버풀의 20메가와트(MW) ESS 장치에도 LG엔솔 배터리가 공급됐다. 해당 배터리는 LG엔솔의 ESS용 중대형 파우치 셀이다. 당시 화재는 오전 1시 직전 한밤중에 시작됐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영국 소방당국은 메인 제트기와 지상 감시기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 화재 원인과 관련해서는 현지 조사가 진행 중으로 아직 배터리 문제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 LG엔솔은 현재 리콜을 추진 중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9년 4월 미국 애리조나주 최대 전력업체 APS 변전소 ESS에도 LG엔솔 배터리가 탑재됐다. 당시 화재는 폭발 사고로까지 이어졌고 현장에 출동한 한 소방관이 약 20m를 날아 두개골이 손상되는 중상을 당하기도 했다. APS와 LG엔솔 미국법인은 화재 원인을 두고 배터리 셀 문제냐 아니냐로 공방을 벌였지만 양사는 합의를 통해 해당 건을 마무리 지었다. 
 
LG엔솔은 지난 5월 국내외 ESS에 대한 자발적 리콜 계획을 내놨다. 교체 대상은 중국 남경 공장에서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ESS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에서 생산된 배터리다. 반복적인 화재 사고 원인과 관련해 LG엔솔은 "초기 생산된 ESS 전용 전극 일부 공정 문제로 잠재적 위험이 발견됐고 이것이 가혹한 외부환경과 결합할 경우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하지만 LG엔솔의 선제적 리콜 조치에도 불구하고 ESS와 전기차용 배터리의 잇단 화재로 배터리 품질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교수는 "ESS 화재는 배터리 전기차와 대비해 화재 규모가 더 큰 경향이 있다"면서 "아직 화재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음을 전제하더라도 각 화재 간 경향이나 단전지 종류 등을 감안했을 때 초기 불량과 진행성 불량 케이스의 가능성이 보인다. LG엔솔이 신속한 조치를 통해 일련의 사태들을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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