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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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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시론)일본은 만만하고 중국은 두려운가?

2021-07-22 06:00

조회수 : 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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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일본공사의 발언만 문제인가?
 
싱하이밍 중국대사의 공개적인 한국언론 기고문 도발은 문제가 되지 않는가?
 
일본은 만만하고 중국은 두려운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두 고위외교관의 기고문과 인터뷰 발언에 대한 우리 정부와 우리 사회의 대응 기조에 심각한 부조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 대해서는 ‘죽창가’를 부르며 반일감정을 부추기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눈치를 보는 것이 우리의  아닐 것이다. 국익을 침해하거나 외교 관례를 무시한 주한 외교사절에 대해서는 단호한 외교적 대응을 하는 것이 국격을 지키는 일이다. 그것은 동맹이나 우방국일지라도 변함없이 지켜야 하는 외교기조다. 중국이나 일본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논란을 빚고 있는 두 외교관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소마 주한 일본수석공사다.
 
싱 대사는 야권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한미동맹과 사드 발언에 대해 기고문을 통해 강하게 반박했다.
 
소마 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 한 종편과 인터뷰를 하면서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것만큼 두 나라 관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보도됐다. 외교관이 주재국 대통령에 대해 ‘성적인 표현’으로 폄하한 것은 참을 수 없는 외교적 도발이자 패륜 행위와 다름없다.
 
우리 외교부는 주한일본대사를 외교부에 초치, 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당사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방일 및 한일정상회담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돌출된 ‘망언’은 방일무산의 빌미로 작용하기도 했다.
 
문제는 일본 외교관의 발언이 ‘실언’에 가깝다면 중국대사의 기고문은 의도적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치적 도발이자 중국의 한국 대선 개입이라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이 더 심각하다.
 
기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한국의 유력대선주자 발언을 반박하는 방식이다. 한국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야권대선주자의 외교기조 발언에 대해 공개 반박한 것은 유례가 없다. 중국대사의 기고문은 지켜야 할 선을 넘은 내정간섭이자 행패다.
 
마치 구한말 ‘안하무인‘격 총독을 자처한 청(淸)제국 ’위안스카이‘(袁世凱)나 임진왜란 당시 ’조명연합군‘을 지휘한 ’이여송‘을 능가하는 주제넘은 짓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주재국 대사로서 도를 지나칠 정도로 국내 고위 관료와 정치인 및 기업인들을 만나고 다니던 광폭 행보 역시 이번 사태를 미루어 짐작건대, 외교관의 그것을 넘어서는 오버페이스로 여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본공사의 수준 낮은 표현에 대해서는 경질을 요구한 외교부는 중국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도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대응 기조도 정부와 다르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가 익명을 빌어 “주재국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외국 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양국 관계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을 뿐이다.
 
중국 유학 경력이 있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한술 더 떠, 중국대사의 발언을 두둔하고 나서면서 윤 전 총장을 비난하는 기회로 삼는 등 ‘친중’ 의식을 감추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선 야권대선주자지만 중국이 한국 정치인의 발언을 문제 삼는 것은 엄연한 국내정치 개입으로 간주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임에도 중국대사를 비판하는 대신 윤 전 총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국격과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는 데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이와 같은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된 기저에는 ‘일본은 만만하지만 중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친중(親中), 공중(恐中)정서가 깔린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학수고대하며 달려온 지난 4년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지 못한 듯이 보이지만 이 정부 들어 시 주석은 북한을 방문했고, 지난해 초 미얀마에도 다녀온 바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 측의 항의에 우리 정부는 이해하기 힘든 ‘3불 합의’까지 해줬지만 양국관계의 사드 배치 이전으로의 정상화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2017년 문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방문 당시 벌어진 문 대통령의 ‘혼밥 논란’과 우리 수행기자단에 대한 폭행 사건을 잊지 않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이 정부의 대응은 중국에 무시당하면서도 중국을 두려워하는 ‘공중증’(恐中症)일 뿐이며 우리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사대주의로 간주될 수 있다.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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