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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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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중앙 회장 후보, '금품제공' 의사표시만으로도 형사처벌"

2021-07-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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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새마을금고 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금품 제공 상대방을 직접 만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금품이 전달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도 상대방에게 금품전달 의사를 밝힌 이상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금품제공 의사표시죄)로 기소된 이사장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A씨는 이사장직을 상실했다.
 
A씨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회장 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했던 지난 2017년 11월 총 11회에 걸쳐 선거권자인 대의원 11명에게 1개당 시가 3만5000원인 비타민C 박스 13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거와 관련한 금품 제공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고, 새마을금고의 적정하고 공정한 운영을 위해 이를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피고인은 B씨와 전화 통화를 하지도 못했고, B씨를 실제로 만나지도 못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씨 대한 금품 제공 부분은 새마을금고법 22조 2항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는 B씨가 부재중이라 상무인 C씨에게 비타민C를 주고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심은 1심의 판단을 유지해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공의 의사표시'란 상대방의 의사 여하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상대방이 직접 의사표시를 받을 때는 물론 상대방이 현실로 이를 인식하지 않더라도 동거가족이나 고용인 등이 그 의사표시를 받는 등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인 경우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비록 선거권자인 B씨는 피고인으로부터 선거 관련 금품인 비타민을 수령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B씨는 (C씨를 통해) 비타민이 자신에게 제공된 사실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금품 등 제공죄'가 아니라 '금품 등 제공의 의사표시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B씨가 피고인을 만나지 못했다거나 비타민이 제공된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금품 제공 의사표시는 외부적·객관적으로 나타났고, 이는 철회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B씨에 대한 금품 제공의 의사표시 행위는 기수에 해당한다"며 "당시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었던 점, 피고인이 관내 다른 새마을금고를 방문하면서 했던 일련의 언행, B씨에 대한 방문 당시의 상황 등에 비춰 자기를 중앙회장에 당선되게 할 목적도 있었다고 보인다"고 부연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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