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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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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입니다.
(토마토칼럼)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 결국 의지의 문제

2021-05-27 06:00

조회수 : 3,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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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을 둘러싸고 연일 시끌시끌하다. 특히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가 최근 열린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에서 소급적용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정치권과 소상공인 업계는 정부에 즉각 반발하며 앞다퉈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내년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둔 가운데 표심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여야는 일단 겉으로는 소상공인을 위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고통을 강제 분담해야 했던 소상공인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는 계속해서 요지부동이다. 
 
정부가 손실보상 소급적용 불가의 이유로 든 것은 크게 세가지다. 소급적용시 소상공인과 비소상공인 간 차별 문제, 집합제한·영업금지 업종과 일반업종 간 형평성 문제, 영세 소상공인과 규모가 큰 소상공인들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정부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소급적용할 경우 일부 소상공인의 경우엔 그동안 받은 재난지원금을 토해 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중기부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의 손실추정액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하며 이 같은 논리를 폈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들은 사실 손실보상 소급적용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정부가 코로나 상황 속 재난지원금 지원의 첫단추를 잘못 꿴 데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애초에 '지원'과 '보상'의 개념 구분이 불분명했다. 모두가 기억하듯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뿐만이 아니라 전국민에게 지급됐다. 물론 일반 국민과 업종별 소상공인이 받은 재난지원금의 횟수와 크기는 다르긴 하나, 모두 '지원'이라는 이름 아래 이뤄졌음은 분명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가 손실보상 소급적용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우려할 수는 있겠지만, 더하기 빼기를 해 소상공인은 재난지원금을 토해내야 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상 겁박에 가깝다. 
 
애초에 정부가 소상공인에겐 '지원'이 아니라 '보상'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정부가 토지를 수용할 경우 토지보상에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영업제한과 영업금지 정책을 감행한 만큼 이들에게는 지원이 아닌 보상 개념을 적용하는 게 옳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같은 정책에서 제외되지 않았던가. 명확하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 강행이었던 만큼 조금은 복잡하더라도 정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한 보상에 나섰어야 한다. 당장 소상공인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하는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더라도, 차라리 대출한도를 한시적으로 대폭 늘려주는 방식의 지원을 일단 강화한 후 보상은 보상대로 엄밀하게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입법청문회에서 정부가 소상공인 소급적용 추정금액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추산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영업이익은 업종별로 컨센서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통계는 5월 말 부가소득세 신고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도 손실 추산의 기준이 되기엔 무리가 있다. 가령 PC방이나 노래방은 전기요금으로만 고정으로 60만~70만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임대료도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정부가 '가게마다 손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웠더라면 오히려 이해를 얻었을 것이다. 혹은 '재정상황상 100% 다 보상해줄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면 차라리 납득이 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보상해주지 않기 위한 논리를 애써 만들어내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입법청문회 당시 한 의원의 말, 소상공인을 '2등 시민'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정부 정책에 묵묵히 따라야했던 소상공인에게 지금 간절히 필요한 것은 정부의 보상 의지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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