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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영상)(한미정상회담)"대화·외교로 한반도 비핵화"…반도체·미사일 성과도(종합)

백악관에서 첫 '마스크 없는' 정상회담…"더욱 강력한 동맹으로 발전"

2021-05-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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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공동취재단·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한반도의 완벽한 비핵화'와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접근에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 양국 간 생각의 차이가 있지 않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한국을 항상 대북 전략·접근에 있어 긴밀히 참여시킬 것"이라고 확약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백신·반도체·배터리·원자력발전·친환경 등 다수의 신기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대폭 강화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안보동맹의 경제동맹 진화인 셈이다. 여기에 42년 만의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에도 뜻을 같이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약 6시간에 걸쳐 '노마스크 정상회담'을 했다. 오찬을 겸한 단독 회담, 소인수 회담, 확대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까지 두 정상은 친밀감을 과시하며 상호 신뢰와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정상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면서 북한 주민 인도적 지원 제공,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을 계속 촉진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북 문제를 담당할 대북특별대표에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를 할 것이며 이미 대화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환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 증진, 포용적 성장, 중산층 강화,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우리 두 사람의 관심과 의지가 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더욱 강력한 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1979년 체결된 '한미 미사일지침'은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기술을 이전하는 대신 한국의 미사일 능력을 제한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번에 이 지침이 종료되면서 한국은 42년 만에 온전한 미사일 주권을 되찾게 됐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55만 한국군'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약속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안정과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 동맹은 양국을 둘러싼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꾸준히 진화했다"면서 "기술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우리는 공동의 안보·번영 증진을 위해 핵심·신흥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양 정상은 5G·6G 네트워크, 반도체, 친환경 EV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을 '우선순위'로 명시하고 "우리의 공급망 내 회복력 향상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동차용 레거시 반도체 칩의 글로벌 공급 확대 △수소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분야 △양자기술 등 신흥 기술 분야 협력 등도 언급했다. 
 
우주과학과 원자력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양 정상은 "민간 우주 탐사, 과학, 항공 연구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약속하고,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 서명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국제 원자력 안전, 핵안보, 비확산에 대한 가장 높은 기준을 보장하는 가운데, 원전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한 해외 원전시장 내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교안보와 관련해선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협력 강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면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연계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하며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면서 중국 정부가 반발하는 '남중국해 항행·비행의 자유',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 유지' 등을 명시했다.
  
미얀마 사태에 대해선 "우리는 미얀마 군경의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을 결연히 규탄하고, 폭력의 즉각적 중단, 구금자 석방 및 민주주의로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계속 압박하기로 약속했다"며 "모든 국가들이 미얀마 국민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미얀마로의 무기판매를 금지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상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진행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계속 증명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2년 완공될 추모의 벽은 화강암 소재로, 높이 1m, 둘레 50m의 벽면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95명과 미군 부대 배속 한국군(카투사) 7174명 등 총 4만3769명의 이름이 새겨진다. 6·25전쟁에서 헌신한 참전용사에 대해 감사와 한미 간의 우호 협력 증진을 위해 건립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몰 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진행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계속 증명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뉴시스
워싱턴 공동취재단·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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