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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꽃은 옛말"…직접투자에 밀리고 ETF에 치이는 펀드매니저

펀드매니저, 올 들어 감소세…공모펀드 순자산, 3개월째 하락…액티브펀드 자금도 이탈

2021-04-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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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펀드매니저에게 자금을 맡기기보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었습니다.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에 밀려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펀드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던 펀드매니저의 업계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계속된 변동장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 직접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정 종목의 직접 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도 ETF에 돈을 넣고 있어 공모펀드의 입지가 갈수록 줄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58개 자산운용사에서 공모펀드를 운용 중인 펀드매니저는 총 743명으로 집계됐다. 연초 757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펀드매니저는 2·3월 751명으로 줄어든데 이어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알고리즘 전략으로 안정적 운용을 추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EMP(ETF Managed Portfolio)' 등 인공지능(AI) 투자가 등장한데다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환매 중단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와 직접투자(주식) 확대로 펀드시장이 위축되면서 펀드매니저의 이탈도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3개월 간 신규 등록된 펀드매니저(625명) 보다 말소된 인력이 659명으로 더 많다.
 
운용사별로는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이탈이 두드러졌다. 한화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는 지난1월 53명에서 현재 47명으로 11.3% 축소됐다. 특히 최근 한화자산운용에서는 주니어급 매니저들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대신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케이비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에서 각각 2명씩 줄었다.
 
스타 펀드매니저들도 업계를 떠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정광우 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차장과 이하윤 전 마이다스에셋운용 주식운용 본부장 등이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정통가치주 펀드를 운용했던 배준범 한국투자밸류 코어밸류운용본부장도 사표를 낸 바 있다.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경력 또한 2017년 8년7개월에서 현재는 5년8개월로 내려갔다.
 
공모펀드 시장도 위축된 상황이다. 올해 들어 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은 1월 306조1387억원에서 2월 302조5980억원, 3월 301조7472억원으로 3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한명이 담당하는 평균 공모펀드 수는 6개로, 설정액은 3823억원으로 조사됐다. 
 
펀드매니저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액티브펀드의 설정액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일 기준 국내주식형 액티브펀드의 설정액은 14조9155억원으로 올해 들어 1조1942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은 23조7466억원으로 9719억원이 유입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에 투자하는 고객들도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에 자금을 넣고 있어, 과거와 같이 공룡펀드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펀드시장이 위축되면서 인센티브도 크게 줄었다"며 "통상 운용사를 떠나면 증권사나 전문사모운용사로 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로 전향하는 매니저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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