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문화방송(MBC)이 올해 신입 취재기자 공개채용에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호칭을 묻는 논제를 출제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재시험 결정은 언론계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조치다.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이었다는 해명에도 피해자 2차 가해이자 응시자 사상검증이란 논란이 좀체 사그라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시험에 응시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5일 언론사 시험 준비생 다음 카페 '아랑'에서 다수의 수험생들 MBC가 재시험을 치르는 것에 대해 응시자들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전날 MBC는 ‘논술 시험 출제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란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문제 출제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에 대해 사려깊게 살피지 못했다"며 "이 사건 피해자와 논술 시험을 본 응시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MBC가 논술 문제를 채점에서 제외하고, 기존 논술시험에 응시한 취재기자·영상기자에 한 해 새로 논술 문제를 출제해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통보하면서 응시생들은 혼란에 빠졌다.
언론사 입사 시험은 소위 '언론고시'로 불린다. 채용 방식은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언론사별 공개채용 방식으로 뽑지만, 합격문이 좁아 '고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과거에 비해 매체 수가 크게 늘면서 기회가 많아졌다고 해도 크만큼 경쟁도 더 치열해진 게 사실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언론사 공채 역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아랑 카페 채용공고방을 보면 코로나19가 국내 첫 발발한 지난 1월20일 이후부터 이날까지 정규직 신입 기자 공채(기자협회 등록매체 기준)는 총 17건으로 전년(44건) 대비 61.4% 줄었다.
아랑 카페 회원들은 애초에 적절하지 않은 논제를 출제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 가입자는 "며칠을 긴장 속에서 보내고 시험에 최선을 다했을 수험생에게 양해나 의견도 구하지 않고 초유의 재시험을 선택했다"면서 "여태 붙잡고 있던 의지와 의욕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가입자는 "논란이 생긴지 단 하루만에 뚝딱 재시험 결정을 내리면서 정작 수험생들에겐 단 한 마디 의견조차 구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자료/mbc
백주아·조승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