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 60대 A씨는 B보험사에 구실손보험의 신실손보험 전환을 신청했다. 하지만 B보험사는 신실손보험으로 전환하고 싶다면 새로운 종합보험에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환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기존 종합보험을 깨고 B보험사의 종합보험을 새로 가입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이 고객들의 구실손보험에서 신실손보험으로의 전환 요청에 새로운 상품 '끼워팔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의 전환을 위해 새로운 보험상품에 추가로 가입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보험업감독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 보험업감독규정 제7-63조(제3보험의 보험상품설계 등)에서 '실손보험은 단독 판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손보험이 과거 종합형보험의 특약형태에서 현재 단독상품으로 분리만 됐지, 여전히 다른 보험의 추가 가입을 위한 끼워팔기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구실손보험에서 신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은 구실손보험을 가입한 보험사에서만 할 수 있다. 보험사가 이를 무기 삼아 고객들의 전환 요청에 새로운 상품 가입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사실상 소비자의 단독 전환이 불가능한 셈이다.
이에 신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구실손보험 계약자들은 소득감소와 보험료 상승으로 신실손보험으로 갈아타려는 것인데, 오히려 다른 보험을 추가 가입해야 해 더 많거나 비슷한 보험료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0대 이상의 구실손보험 계약자들은 추가 가입을 해서라도 실손보험을 전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기존 보험사와의 구실손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사의 실손보험으로 가입하자니 실손보험 신규 가입의 심사조건 자체가 까다롭다.
또 대다수 보험사가 높은 실손보험 손해율로 단독 실손보험 가입을 차단하고 있어 실손보험 가입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유병자실손보험과 노후실손보험도 있지만, 소비자로서는 보장범위가 다르니 구실손보험을 해지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소비자를 위해 만든 전환 제도라면서 구실손보험에서 착한실손으로 전환할 때 왜 추가적인 조건이 붙는지 모르겠다"며 "이거야말로 소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보험 가입을 부추기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보험사의 구실손 계약자는 단독 전환을 했다던데 어떤 보험사는 단독 전환이 되고, 어떤 보험사는 안 되는 게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이 고객들의 구실손보험에서 신실손보험으로의 전환 요청에 새로운 상품 ‘끼워팔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