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대형보험대리점(이하 GA)에게 1차적으로 소비자 피해 책임을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GA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손해배상 주체로 특정 업계를 지정할 경우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취지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GA가 재무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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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소법의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일부 조항에 대한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일부 개정법률안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하는 전재수 의원안 △소액 금융분쟁사건의 재판상 화해 효력을 담은 이용우 의원안 △고위험금융상품 설명의무 강화한 박덕흠 의원안 △대형GA에 1차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하는 윤창현 의원안 등 총 4건이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된 개정안은 윤창현 의원안이다. 이 개정안은 대형 GA의 소속 설계사가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1차적 책임을 소속 GA에 부여하고, 손해배상책임이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손해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하도록 의무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재 시행 예정인 금소법 취지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소법 제44조와 제45조 등에는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 법을 위반해 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손해배상 주체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금융소비자는 금융상품판매업자에게 피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개정안대로 1차적 손해배상 책임을 어느 한 곳으로 고정하면 금융사고 피해를 본 소비자는 해당 판매업자에게 우선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하는 한계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피해를 입은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축소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금소법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일부 대형GA를 제외하고 상당수 GA가 재무상태 등이 양호한 편이 아닌 만큼 금융소비자가 정작 보상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개정안은 배상책임보험의 의무가입을 명시했지만, 보험업감독규정상 GA들이 회사 운영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보험료 부담에 배상책임보험료까지 부담하는 것은 GA 운영 자체의 무력화라는 목소리다.
업계에서는 피해를 입은 금융소비자가 보험사나 GA 중에 선택해 피해보상을 청구해 보상받은 후 추후 보험사와 대리점이 서로 귀책사유 따져 구상권 행사하는 게 보험소비자를 보호하는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이 개정안이 통과하면 보험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를 보호하는 법률로 자칫 변질될 수 있다"며 "금소법 시행이 7개월여 남았는데 금융사간 이해관계를 떠나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