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한숨을 쉬고 있다. 접촉을 꺼리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올해 실적을 지탱해 온 내수가 크게 위축될 수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한 1~2주 새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면서 구매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영업 현장에서 고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올해 초처럼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타격을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BMW 전시장을 방역하는 모습.사진/BMW코리아
올해 1월 하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그 다음 달 중하순 집단감염으로 확산이 광범위하게 일어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2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과 비교해 22%가량 감소했다. 생산 차질과 함께 소비심리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당시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역대 3번째로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현재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는 이전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가폭이 클 뿐 아니라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2주간(7월26~8월8일) 하루 평균 12명에 불과했던 국내 발생 환자 수는 최근 300명 안팎으로 치솟았다. 지난 23일에는 400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시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지지 않으면서 최고 수위인 3단계 격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감염병학회 등 전문가들도 3단계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회·경제활동이 멈추는 사실상의 '셧다운' 조치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등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강력한 봉쇄조치를 했던 주요 국가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0~50%가량 축소됐다.
국내에서 거리 두가 3단계가 시행되면 이런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내수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의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는 작년과 비교해 10~20% 정도 줄었다. 20~70%가량 감소한 수출을 내수로 방어하지 못했다면 더 큰 충격을 피하기 어려웠다.
지난달부터는 개소세 혜택이 줄면서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던 상황이다. 수입차 업체도 대부분 판매가 줄었다.
거리 두기 조치가 강화되면 판매를 늘리기 위한 활동도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다. BMW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체험 프로그램을 취소하는 등 마케팅에 차질이 생기는 사례가 이미 나오고 있다. BMW는 이번 주 금요일과 토·일요일 각각 부산과 아산에서 차량 전시와 시승 등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자동차 업계는 온라인 신차 출시와 견적·상담 등 비대면 서비스 강화로 대응할 생각이지만 관심을 높이고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축소가 부담으로 작용하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커지면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며 "개소세 인하 혜택을 다시 확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