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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개인신용대출 금리 2.79% '사상 최저'
코로나19 여파 시장금리 하락 영향…고객 이자 부담 줄었지만 은행 수익성에 '빨간불'
입력 : 2020-04-22 오후 3:30:2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고객들의 이자 부담은 줄었지만, 예대마진이 쪼그라든 은행들은 수익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지난 3월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79%로 집계됐다. 전달(2.94%) 대비 0.1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2013년 은행연합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저치를 연이어 경신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2.56%로 가장 낮았다. 우리은행이 2.69%를 기록했으며, 농협은행(2.82%), 국민은행(2.93%), 하나은행(2.95%)이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전달 대비 0.20%포인트씩 하락했다. 이 기간 국민은행이 0.16%포인트 떨어졌고,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14%포인트, 0.07%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계속 떨어진 탓"이라면서 "신용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AAA등급 6개월물 금리(민평기준)는 지난달 평균 1.15%로 전달(1.30%)보다 0.15%포인트 떨어졌다. 채권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부터 시장 기대감에 낮게 유지됐다. 이런 추세는 유가 하락 등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이번달도 지속 중이다. 지난 21일까지 금융채 6개월물 평균 금리는 1.00%까지 떨어지며 0%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 하락으로 고객들의 부담은 당분간 줄어들 모양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개인신용대출 수요도 크게 불어난 상황이다. 3월말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마이너스 통장 포함)은 113조1200억원으로 전달 110조8800억원에서 2조2000억원 넘게 늘었다. 금융권에선 코로나19 여파로 가계가 신용대출을 통해 현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지난 8일 '제4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최대 1년 원금상환 유예하는 등 취약 개인채무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확대했다.
 
반대로 대출을 진행하는 은행들은 추가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이들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잇따라 수신금리 조정을 단행하며 예대마진 차 감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시장금리 상황은 글로벌 경기 상황에 비춰 여의치가 않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악재다. 금융권에선 올해 한 차례 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점친다. 이미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의 예대마진은 낮아졌다. 지난해 말 5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3분기 기준 1.56%에서 4분기 1.47%을 기록해 1분기 만에 0.08%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기준금리 0.50% 하락에 따라 시장에선 은행별 연간 NIM이 0.0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오는 23일부터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KB금융지주(23일)를 시작으로, 24일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27일 우리금융지주가 순이익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가량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중금리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1분기 중 연초 대비 0.35%포인트 하락했다"면서 "5월 중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은행 NIM 축소 압력은 당분간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이 취급한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의 개인대출·소호대출 창구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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