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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웹툰 전성시대의 기회와 위협
입력 : 2020-04-23 오전 8:00:00
국내 웹툰 시장이 뜨겁다. 시간 때우기로 보던 만화가 웹을 만나 웹툰이 되더니 이제는 영화, 드라마, 게임, 연극, 뮤지컬 등으로 재탄생하며 시장규모가 1조원을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 매출 10억원 이상의 국내 모바일 웹툰 플랫폼이 출현했고, 국내 웹툰작가 평균 수입이 일본 망가작가 수입을 뛰어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글로벌 판데믹 시대에 웹툰 원작의 드라마 ‘킹덤’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웹툰 자체도 해외진출을 하며 '신한류'로 부상 중이다. 어떻게 웹툰은 이런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됐고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할까?
 
웹툰(Webtoon, Web + Cartoon)은 2000년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연재하기 시작한 만화를 지칭하는 콩글리시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으며, 일반적으로 외국에서는 '웹코믹(Webcomic)'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우리나라 웹툰은 그냥 웹툰이라고 부른다. 사실 웹툰의 등장은 국내 만화산업의 몰락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년대말 정부의 청소년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수많은 만화방 영업자, 출판업자, 만화가들이 '음란만화 작가'라는 죄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일본 문화 개방으로 일본 만화가 들어오고 금융위기를 맞으며 만화방들이 망하면서 만화 출판 부수는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이렇게 만화가들이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웹툰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 웹툰은 네이버 포털 사이트의 주요 서비스로 등극했으며, 레진코믹스가 창업된 이래 유료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카카오페이지는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급성장 중이다. 웹툰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원작 콘텐츠의 지적재산권을 영화, 드라마, 게임,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2차 개발, 판매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OSMU, One Source Multi Use)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강풀의 '아파트' Hun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주호민의 '신과함께' 윤태호의 '이끼'와 '내부자들'도 영화화됐고, '미생'은 드라마화됐다. 순끼 작가의 '치즈 인더 트랩'은 드라마와 영화화가 됐고, 기안84의 '패션왕' '희생부활자' '강철비' 또한 영화로 제작됐다. 최근의 인기 드라마는 상당 수 웹툰 원작이다.  '이태원 클라쓰'를 비롯해 '조선열애뎐 녹두전' '타인은 지옥이다' 등 이루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OSMU는 웹툰만의 현상이 아니다. 만화를 기초로 한 OSMU의 전통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마블을 꼽을 수 있다. 1963년 처음 만화로 연재된 '어벤져스' 시리즈가 수십년 간 캐릭터를 확장하여 경쟁력을 확보해, 영화, 게임, 캐릭터상품, 테마파크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생산됐다. OSMU의 장점은 이미 검증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웹툰을 영화, 드라마로 만들 경우, 기존의 팬들을 확보해 성공 확률이 높으며, 동시에 영화, 드라마의 성공이 웹툰 구독률을 다시 올리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최근의 웹툰의 경향을 보면 선순환이 일어나면서 현실적 공감대를 중시하던 드라마 뿐만 아니라 순정 로맨스, 판타지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독특한 세계관, 다양한 소재, 파격적인 캐릭터 등 전에 볼 수 없던 수준의 상상력을 그림으로 옮긴 '웹툰적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웹툰 플랫폼들이 영상 제작 자회사를 직접 설립하여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간에 기존 영화, 드라마 시나리오에서 다루지 못했던 취향을 웹툰은 연령, 성별, 직업 등 훨씬 세부적인 세그먼트 별로 제공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웹툰 플랫폼이 실시간으로 데이터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된다. 
 
향후 웹툰 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상을 받는 '신한류' 시대적 변화에 따라 웹툰 기반 영상물은 세계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젊고 뛰어난 인재들이 소득이 높은 웹툰 작가의 길을 선택하니 앞으로 더 수준 높은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과거에 비해 웹툰 작가에 대해 기성세대의 인식이 개선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 모바일 포털 트래픽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나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웹툰의 질 저하 문제는 잠재적인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산업과 마찬가지로 불법적인 콘텐츠 유통이나 정부 규제와 같이 외부적 요소에 따라서 웹툰 산업이 언제든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잘 나갈 때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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