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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두산, 지난해 '1조원 자본확충계획' 실패
코로나 발생 전부터 자금난 심각…최근 국책은행 지원은 예견된 수순
입력 : 2020-04-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최근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원 지원을 확정받은 두산그룹이 지난해 하반기 자체적으로 '1조원 자본확충계획'을 수립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이전부터 자금난에 허덕였다는 방증이다. 국책은행 지원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3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두산은 금융시장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이 있었다"며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 유상증자 방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계획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두산이 차입한 회사채,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를 정상적으로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실제로 지난해 외부 투자자가 두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중간에 철회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없었더라도 자체적으로 1조원을 단기간에 조달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컸다"며 "두산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해 국가의 수혈을 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두산의 이런 움직임을 감안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최근 수혈 결정은 이미 작년부터 예견된 셈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두산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책은행 지원에 대한 비판여론이 적지 않은 데다 시중은행도 고객의 돈으로 두산 채권에 대한 리스크를 떠안게 돼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미 두산은 수년전부터 기초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발전산업이 급변하는 걸 따라가지 못했다"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려워진 게 아니다. 경영진이 사업판단을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산 로고. 사진/ 두산중공업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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