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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싼값에라도 팔아야" 구조조정 압박나선 채권단
두산측에 냉정한 자구계획 요구…"차입금 단순 수혈땐 은행도 위험"
입력 : 2020-04-1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그룹의 부실 계열사 중 하나인 두산건설 매각을 압박하는 등 강력한 자구계획을 요구하고 나섰다. 돈 되는 알짜자산부터 팔아야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지만, 부실 계열사인 두산건설의 경우 고객 선호도가 높은 '일산 두산위브' 상표권 때문에 어느정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12일 "기업실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봐야 하지만, 두산건설은 팔아봤자 몇푼 안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두산위브더제니스'라는 유명 상표권이 있기 때문에 매각시 수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상황인 만큼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것은 모두 팔아야 한다"며 "두산건설을 싼값에라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올해 약 4조9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돈되는 건 모두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산그룹의 고강도 자구계획 없이 채권단의 수혈만 들어가면 대우조선해양 사태처럼 특혜시비에 휘말리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산건설은 매년 적자 추세다. 2018년 기준 당기순손실은 5807억원이었고, 지난해 기준은 손실은 965억원이다. 2013년부터 준공한 '일산 위브더제니스' 프로젝트도 미분양으로 줄곧 수백억원 대의 손실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두산위브는 아파트 브랜드 시장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회사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두산 위브는 브랜드 네임이 유명하다는 점에서 다른 건설사들이 사갈 수 있다"며 "좋은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지 못한 건설사들이 가격만 맞으면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두산그룹은 알짜자산부터 먼저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자회사 '두산솔루스'가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점쳐진다. 두산솔루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알짜 자회사다. 또 '두타몰' 등 유통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채권단이 알짜자산 외에 두산건설 등 부실계열사 모두 매각하려는 이유는 그만큼 두산그룹의 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당장 올해 두산그룹은 4조9000억원의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돈이 된다면 모두 매각해야 하는 이유다. 혹여라도 국책은행의 자금이 더 들어갈 경우, 예전 대우조선 사태처럼 특혜시비에 휘말리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차입금을 모두 수혈하려면 은행도 위험해진다"며 "무엇보다 한 업체에 수조원대를 쏟아부으면 특혜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사진/ 두산중공업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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