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자금 조달 심상찮은 캐피탈사…금융당국 "유동성 점검 중"
자금조달처 회사채 막히면 유동성 위기…2008년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
입력 : 2020-03-2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코로나19 파장으로 회사채 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캐피탈사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비중 중 70%가 회사채다. 다른 금융기관보다 회사채 수요 부진에 타격이 크다. 특히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인하 시기에 회사채 매력도가 떨어지면 회사채 수요 부진이 더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유동성 점검 등 캐피탈사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2일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상황이 갑작스러운 쇼크를 보이고 있다"며 "각 여전사들이 채권현황, 유동성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안으로 활용하던 회사채 수요가 부진해지고 있다. 소비가 줄고 증시가 폭락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우려되는 기업들의 회사채가 일제히 타격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금융기관 중에서는 캐피탈사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사는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고객들 대신 물건대금을 지불하고, 수개월·수년에 걸쳐 고객으로부터 원리금을 받는 할부금융회사다. 가령 은행권은 수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회사채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반면 캐피탈사는 자금조달 비중 중 70%가 회사채다. 회사채 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최근에도 키움캐피탈의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액은 170억원으로 모집액 500억원에 크게 미달했다. 키움캐피탈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BBB+로 투자 적격등급이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직 유동성 위기라고 할 만큼 위험하진 않다"면서도 "다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회사채 수요 부진이 지속된다면 캐피탈사는 금융위기 때처럼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캐피탈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유동성 위기에 놓여 금융당국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탈사들은 자금조달처인 회사채와 기업어음(CP), ABS의 발행이 막히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한 달 만에 캐피탈사의 채권발행 규모가 20%이하로 급감하기도 했다. 특히 은행을 낀 캐피탈사들은 모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위기를 벗어났지만, 중소형 캐피사들은 자금 조달이 안돼 영업이 위축돼 문제가 됐다. 이를 위해 당시 금융당국은 회사채 안정화펀드 운용대상에 캐피탈사의 여전채를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현재 금융당국도 대기업 그룹에 속하지 않는 중소형 캐피탈사를 위주로 유동성을 점검 중이다. 당국 고위 관계자는 "일부 캐피탈사는 대기업에서 백업을 해주고 지주사 계열에서 도와줄 수 있다"면서 "그런 곳이 아닌 중소 캐피탈사들은 회사채 발행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캐피탈업계는 기준금리 인하, 회사채 만기도래로 자금조달을 더욱 우려하는 상황이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고 투자자의 회사채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회사채 발행 자체가 성립이 안되는 상황에서 회사채 만기도래까지 닥치면 정말 위험해진다"고 설명했다. 보통 캐피탈사의 회사채는 3년물로 발행해 만기도래 위험성이 있다. 단기사채로도 막을 수 없으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내놓은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캐피탈사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기업들이 유동성 어려움에 놓여있어 전체 업권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은행권 간담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