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금융투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인 OCIO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담운용시스템과 저수수료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OCIO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고비용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OCIO시장 규모는 2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OCIO(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 외부위탁운용관리)란 외부의 자산운용자(asset manager)가 연기금 같은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 또는고액자산가와 같은 자산보유자의 자금을 위탁받아 자산운용 업무를 대행해주는 전략적 일임위탁 서비스를 의미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60여개가 넘는 공적기금이 보유자산 운용을 위해 전문성을 가진 전문조직에 위탁하는 개념이다.
OCIO시장은 2000년대 초반 연기금 투자풀이 주간운용사제도를 도입하며 시작됐다. 올해 상반기에는고용노동부의 28조원 규모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을 두고 국내 유수의 운용사들이 경쟁하며 관심이 집중됐다.
연금 뿐 아니라 각종 공제기금, 사내유보금을 운용하는 일반 기업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한 운용이 본격화될 경우 OCIO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다수의 업자들이 박한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미래를 위해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 '국내 OCIO제도 정착을 위한 개선과제'를 통해 공적기금이 국내 OCIO에 인력과 시스템면에서 독점적 전담운용을 요구하고 있어 시장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 연구위원은 "한국형 OCIO는, 인력과 시스템 측면에서 OCIO 운용사의 기존 인프라와 독립된 전담체계를 요구하고 있어 부서간 방화벽(Chinese Wall)으로 작용해 제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탁수수료가 3bp를 하회하는 상황에서 최소운영자금인 15억원 이상의 운영비용을 감당하려면 운용규모가 최소한 5조원은 돼야 해 중소형 자산보유자에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연구위원은 공적기금과 OCIO간 장기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4년마다 재선정하는 체계 역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체투자처럼 투자기간이 길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정주기로 교체되는 OCIO와는 장기적인 동반자 관계를 해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현재 수수료 체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 수익률 제고를 통해 바꿔나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수수료 체계는 1bp 미만으로, 거의 제로베이스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선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단 성과(수익률)를 올린 다음 시장이 형성되고 커지면 (수수료 인상)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잠자는 돈을 시중에 끌어와서 활성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