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은행권, 금융사고 예방 위해 AI 기술 잇따라 도입
정부, 보이스피싱 급증해 소비자 보호 독려…‘오픈뱅킹’ 앞두고 보안 경쟁 확대
입력 : 2019-05-29 오후 2:21:37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사기 급증으로 정부가 대국민 예방 홍보를 강화한 가운데 은행권도 IT기술을 보안 시스템에 접목해 소비자 보호 체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에 기반한 선진 불법금융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꾀하고 있어서다. 오는 12월부터는 핀테크 기업들과 은행결제망을 공유하게 돼 은행들의 보안 경쟁은 한층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권 따르면 4대 시중은행들은 금융사고 예방프로그램에 AI 기술을 도입을 완료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AI를 위험감지 시스템에 도입하는 이유는 해당 기술이 스스로가 위험평가 시나리오를 설계해 비정상 거래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기존의 위험감지시스템은 룰(rule) 방식에 기초해 알고리즘은 은행이 설정한 정상 여부에서만 판단하고 구분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험평가 모델을 적용할 수 있어 ‘전화가로채기’와 같은 신종 피싱 기법들이 늘어나도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전화가로채기는 고객이 은행 콜센터에 확인전화를 걸면 보이스피싱 조직이 전화를 가로채 받고 피해자를 속이는 형태의 신종 금융사기를 말한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금융사기 방지를 위해 관련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진행한 ‘2019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서 하반기 출시 예정인 디지털 서비스 ‘리브똑똑 안티스미싱’을 공개했다. 금융감독원, 아마존과 함께 개발한 스미싱(Smishing:문자메시지 금융사기) 탐지 AI 알고리즘으로 리브똑똑 서비스에 도입돼 메시지가 범죄인지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한다. 
 
지난해 부정 로그인 대량 시도로 문제됐던 우리은행은 지난 9일 인공지능 기술을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에 도입했다. 로그인 기록부터 모두 딥러닝 시스템을 대입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잡아낸다. 실제 금융 거래가 발생하지 않아도 AI가 거래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부정 거래를 솎아낼 수 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2017년 말 FDS 재구축을 위한 용역 공고를 내고 이듬에 11월 이를 상용화했다. 이를 통해 18억5000천만원의 피해 예방 결실을 맺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고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소비자 중심 경영(CCM)’ 인증을 획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7년에 이미 FDS에 인공지능을 더해 금융사기에 대응하고 있다.
 
핀테크 발전, 인구 고령화 등 금융환경이 변화하면서 우리나라 금융 사기는 작년부터 급증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전년도보다 82.7% 증가한 4400억원으로 파악했다. 비대면 통장개설의 증가로 범죄에 이용된 대포통장도 34%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금융당국는 이상거래의 속도를 늦출 ‘지연인출제도’를 도입하고 지난 16일부터는 보이스피싱 예방 TV광고를 내는 등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노력중이지만 민간 영역의 노력도 절실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올해 금융IT·핀테크 감독 방향을 '보안 리스크 관리와 감독'으로 잡고 은행들의 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종합등급을 산출해 평가그룹별 결과를 공개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들도 금융결제망이 은행과 핀테크 기업 모두에게 개방되는 ‘오픈뱅킹’을 앞두고 있어 타행 대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가 필연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당장 올해 말부터는 IT기술에서 출발한 핀테크 기업들과의 보안 경쟁을 치르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AI에 적용되는 딥러닝이라는 머시러닝 시스템이 활용도가 넓어 보안은 물론 펀드, 단순 업무 등 전반적인 은행 일에 적용 여부를 계속해 리서치하고 있다”며 “기술 발전과 함께 금융 사기가 다양성을 더하더라도 은행은 이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은행 ATM 부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