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부가 청년종합대책을 수립할 컨트롤타워를 세우기로 한 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수많은 대책을 쏟아내고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갈수록 심화하는 청년실업과 젊은 세대의 외면이 이어진 것도 정부가 청년층 다잡기에 나선 배경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모인 2일 당정협의에서는 청년문제를 소홀히 한 반성부터 쏟아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우리사회 청년들의 상실감은 정치권과 기성세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면서 "제대로 된 청년정책은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데서 시작하고, 책상 위의 정책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청년정책을 방기한 건 아니지만, 일자리정책이나 복지확대 등을 추진할 때 곁가지로써 청년문제를 다뤘고, 청년정책이라고 이름 붙인 것들도 청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0대 비하 발언' 발등의 불
거슬러 올라가면 당정청이 청년정책 마련에 발 벗고 나선 직접적 계기는 2월 설훈·홍익표 의원의 '20대 폄훼 발언'이다. 당시 두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관해 "이명박·박근혜정부 10년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탓"이라는 뉘앙스로 발언, 2030세대의 큰 비판에 직면했다. 급기야 차기 총선에서 2030의 역풍을 우려, 홍 원내대표가 원내에 청년미래기획단을 설치하고 직접 청년정책을 총괄하겠다고 공언해 진화했을 정도였다. 당시 그는 "우리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 취업난, 불확실한 미래는 결국 기성세대가 만든 결과며, 정치가 20대 절망감과 상실감을 포용하지 못한 탓"이라면서 "청년미래기획단을 설치, 20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후 당정청은 청년미래기획단을 중심으로 두달여간 10여차례 회의를 가졌고, 이번에 청년정책 컨트롤타워 구축을 중심으로 한 대책까지 내놨다. 청년정책 총괄기구로 국무총리실에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청와대엔 청년정책관실을 신설해 당정과 유기적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병관 의원은 "그간 회의를 하면서 청년 감수성과 청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걸 깨닫고 청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면서 "당정청은 '청년 감수성'과 '소통', '참여'를 청년정책의 3대 키워드로 삼아 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한편 정책 논의 과정에서 청년의 참여를 확대, 그들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의 날'(5월1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월30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년학생문화제기획단 주최로 '129주년 노동절 430 청년학생 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에선 청년의 삶의 질을 보장할 청년정책 마련에 대한 촉구가 이어졌다. 사진/뉴시스
'실신지옥' 해결, 일자리 만으로 안돼
아직 청년정책에 대한 종합대책의 윤곽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당정협의 결과와 민주당 관계자의 발언 등을 종합하면 청년정책은 결국 고용문제 해결이 첫손에 꼽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장경태 청년위원장은 "요즘 청년들에 대해 '실신지옥'이라고 하는데, '실업자'와 '신용불량자', "반지하' '옥탑방'을 의미한다"면서 청년문제의 최대 현안이 일자리 창출과 그로 인한 삶의 질 개선임을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 방안엔 청년고용 촉진기금 마련 창업지원 등의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정부의 국가비전인 포용적 혁신성장에서도 고용안전망 구축은 사회안전망 확보와 함께 양대 선결과제다.
나아가 당정청은 교육과 결혼·출산·주거·복지·문화 등 종합적인 청년정책 수립에 대한 필요성도 공유했다. 청년정책의 방점이 중장기 미래비전 마련인 만큼 청년기본법 국회 처리 등을 통해 청년의 전반적 삶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청년정책이 2030세대 표심을 얻으려는 총선용 공약 남발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정청이 청년정책을 고민한 계기와 별개로, 이 정책은 일회성 이벤트로만 그쳐선 안 된다"면서 "국가 미래를 내다보는 중장기 플랜으로 구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간의 청년정책이 청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이유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면 청년문제가 다 해결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판단, 보다 포괄적이고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의 삶을 종합적으로 조망하고 청년을 동료시민으로 인정해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에서 다양한 정책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