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내년 총선을 1년 가량 앞두고 4·3 보궐선거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정의당에 단일 후보를 내어준 경남 창원 성산에서는 아슬아슬한 승리에 그쳤고, 통영·고성에선 완전히 참패했기 때문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보궐선거 이튿날인 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선거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 당 지도부는 수시로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에 내려가 민심 잡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선거 결과를 복기하면 민주당의 전략 실패가 두드러진다. 창원 성산에선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이겼으나 개표 막판에 겨우 당선을 확인할 정도로 초박빙 승부였다. 민심이 정의당 등 범여권 후보를 선택했다기보다 단일화를 통해 겨우 표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의 지역경제 살리기 카드가 민심을 얻지 못한 것은 더 문제다. 통영·고성에 출마한 민주당 양문석 후보는 집권당 의원이 돼서 예산을 끌어오고 지역경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공약했음에도 36.49%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쳐 59.33%를 얻은 정점식 후보에 패했다. 후보 경쟁력 측면에서 공천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4·3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민주당에선 '경남FC 선거법 위반 논란', '정점식 후보 기자매수 의혹' 등 한국당의 악재만큼이나 여권발 이슈로 표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일부 장관 후보자의 부적절한 처신 등이 드러나면서 "안 그런 척하더니 한국당이나 민주당이 다를 게 없다"는 인식만 줬다는 설명이다. 보궐선거가 정권 중간심판 성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평가는 뼈아픈 대목이라는 반성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전략과 임하는 각오 등에서 반성할 부분은 있지만 선거 결과가 아주 실망할 건 아니다"라면서 "양문석 후보의 경우 19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보다 2배 높은 득표를 기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통영·고성 경제문제를 집중 제기한 양 후보의 선전은 민생과 개혁과제 해결에 더욱 집중하라는 뜻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으론 "보궐선거 민심이 전체 유권자 민심,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는 아니다"라면서 "현 시점에서 민심의 방향을 알았고, 변화를 열망하는 숫자도 확인한 만큼 국민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통영·고성에 측근을 공천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상주유세를 통해 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정국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이 당분간 각종 민생·개혁 현안을 놓고 야당과 어떻게 협상하고 대응할 것인도 관건이다. 1석을 늘린 정의당이 민주평화당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해 민주당에 힘을 실을 수도 있지만, 당력 자체는 쪼그라들어 소수야당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