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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싱크탱크 재정비)①민주당 민주연구원
인재영입·조직개편 속도내며 '20년 집권' 설계…당 중장기 전략 맡아 연구
입력 : 2019-04-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싱크탱크 정비에 나섰다. 싱크탱크의 본래 목적은 정책 연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 개발과 이슈 분석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지난 1995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민주자유당이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를 처음으로 당내 설치한 이후 현재는 대부분 정당이 이를 벤치마킹해 연구소를 두고 있다. 정당별로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바른미래당 바른정책연구소, 민주평화당 민주평화연구원,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가 가동 중이다. (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8월 이해찬 대표체제가 출범하며 '20년 집권'을 주창했다. 19대 대선과 6·13 지방선거 승리에 이어 차기 총선과 대선도 승리, 최소 20년간 집권당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총선이 중대기로다. 민주연구원도 선거 필승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새 민주연 원장에 임명키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거슬러 올라가면 민주당은 대선에 승리한 직후 장기집권 계획을 염두에 두고 민주연의 역할·기능을 일신했다. 대선 후 일주일 만에 김민석 당대표 특보단장을 원장에 임명하고 단순 부설연구소 수준에서 탈피, 적극적 정책네트워크를 표방했다. 민주연은 2016년까진 소상공인연구소 등 4개 부설기구만 뒀지만, 현재는 사회적경제센터 등 6개 기구와 한반도신경제지도추진기획단 등 17개 포럼을 발족시킨 매머드 조직이 됐다.
 
세부조직 명칭에서 드러나듯 민주연은 국정과제를 당의 정책과 철학으로 구체화하는 일을 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민주당 강령에 혁신·포용성장을 담은 것도 민주연 작품이다. 민주연은 소통전략본부와 리서치전략&뉴프레임본부, 생생경제체감소통본부, 유튜브 채널 민주연TV 등을 신설, 정부와 당의 아젠다를 알리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민주연이 수행한 정책연구가 107건, 토론회가 106회인 데 비해 지난해는 정책연구 122건, 토론회 118회를 소화했다. 같은 기간 정책홍보는 24회에서 193회로 8배나 늘어났다.  
 
1월29일 국회에서 민주연구원과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혁신성장포럼이 공동 주최한 '바이오경제와 규제 : 죽음의 계곡을 넘어 혁신성장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김민석 원장은 "민주연의 목표는 국가비전 제시, 선거승리의 동력 제공, 당의 핵심 전력화"라면서 "당 전략위원회와는 재집권 전략 마련, 정책위원회의 입법과제에 관해선 이론적 연구 등을 수행하며 담론과 새 이슈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제도 많다.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정당법상 중앙당의 유급 사무직원은 100명을 초과할 수 없도록 된 탓에 민주연 소속으로 등록해놓고 당 운영에 관여하느라 정책·정치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직원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정당 국고보조금의 30%를 소속당 싱크탱크에 할당토록 한 정치자금법 덕분에 민주연은 시민단체나 대학 연구소에 비해서는 훨씬 재정이 넉넉하지만 실제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 건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영국 노동당의 공공정책연구소 등 유럽의 정당 싱크탱크 사례를 언급, "당의 차세대 주자를 길러낼 시민교육 기능을 강화, 자연스레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면서 "386세대처럼 과거엔 운동권 인맥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나 지금은 시대 상황이 달라졌고, '시민교육-당 아젠다 홍보-정치참여 확대' 등이 유기적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이 총선에 대비하고자 양 전 비서관을 등판시키는 만큼 민주연의 역할·권한은 더 커질 전망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민주연이 총선 전략기획과 인재영입을 주도할 '총선 전략기획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이 원하는 민주연의 방향성과 '양비'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총선에선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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