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기소권 없는 공수처'의 수용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당초 개혁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 부족하더라도 '바른당 절충안'을 받자는 기류였으나, 최근에는 완전한 개혁을 위해선 원안대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훈식·박완주 의원 등 당내 정치행동그룹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은 28일 성명을 내고 "기소권 없는 공수처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공수처는 '김학의-버닝썬-장자연'으로 이어지는 권력형 비리를 근절하라는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적 과제"라며 "기소권 없는 공수처는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설치촉구공동행동'이 28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소권 없는 공수처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민주당과 바른당 등 여야 4당은 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설치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바른당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 공수처를 요구했다. 민주당으로선 절충안을 수용하자니 입법 취지를 벗어나고, 절충안을 거부하면 자칫 청와대까지 강조한 권력구조 개편이 요원해질 수 있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바른당 주장을 최대한 반영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면서 절충안 수용의 뜻을 피력했다. 원내에서도 그에게 동조, 절충안을 받자는 기류가 우세했다. 반쪽개혁으로 보이겠지만 일단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이 절충안을 비판하고 나선 사이 당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에 합의하고자 '지역구 225석과 비례 75석' 요구를 수용했으니 이 문제 만큼은 양보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