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올해 초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우리은행은 4대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자산관리(WM)’를 꼽고 있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고객별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은행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그룹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방향키를 잡은 인물은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장(부행장보)이다. 작년 말 인사에서 유일한 여성 부행장으로 올라선 그는 자산관리 사업 강화를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자산관리 1등 은행’을 향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정 그룹장은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실적 위주가 아닌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금융명가(名家)’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정종숙 WM그룹장은 자산관리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우리은행
지난해 우리은행은 수수료이익으로 1조1210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대비 4.8% 늘어난 규모다.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것은 단연 자산관리 부문이다. 신탁·방카슈랑스·수익증권 등 자산관리 부문 이익(3490억원)이 1년 새 14.8%나 늘면서 이익 성장세를 견인해서다. 전체 수수료 이익에서 자산관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7년 28.4%에서 지난해 31.1%로 늘었다.
작년 자산관리 부문 14.8% 성장…유리천장 깬 여성임원
성장의 이면에는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장이 존재한다. 작년 초 WM그룹장(상무)을 도맡으며 자산관리 분야를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지난 1981년 입행한 정 그룹장은 은행 내에서도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불린다.
도곡중앙지점장과 잠실5단지·갤러리아팰리스지점장 및 남역삼동금융센터장, 종로영업본부장 등 10여년이 넘는 시간을 지점장으로 지내며 영업 기반을 닦아온 데다 WM 최대 격전지인 서울 강남2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수익개선을 이끌어 온 경험이 있어서다.
그는 특히 본부장 시절 핵심역량지표(KPI) 3회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철옹성 같은 금융권 유리천장도 깼다. 실제 정 그룹장은 지난해 초 상무로 승진한 이후 불과 1년 만에 부행장보로 임명됐다. 우리은행에서 여성 부행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수장이 기존 상무급에서 부행장급으로 바뀌며 WM그룹의 위상도 올라갔다. 'WM' 부문을 핵심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는 전략으로 풀이돼서다. 정 그룹장은 지주사 전환에 힘입어 시너지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단기 실적이 아닌 중장기적인 성장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정 그룹장은 “올해는 PB(Private Banker)고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상품 라인업으로 자산관리 특화점포를 늘리고 고액자산가 영업을 강화 하는 것이 큰 방향”이라며 “부동산 펀드를 비롯한 대체투자 상품을 발굴하고 고수익 펀드 등 PB센터 전용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상속 및 증여나 부동산자문영업 등과 같은 자문서비스를 강화해 단기실적 위주가 아닌 중장기적인 성장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고액자산가를 위한 'Two Chairs(TC) 프리미엄 잠실센터'도 열었다. TC프리미엄 잠실센터는 우리은행의 첫 프리미엄 영업점으로, 고객 투자성향과 자산현황, 관심사 등에 따른 체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정 그룹장은 “TC프리미엄센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을 전담 관리하는 우리은행의 프리미엄 영업점으로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가업승계 자문 등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추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1월29일 잠실역금융센터에 고액자산가를 전담 관리하는 ‘Two Chairs 프리미엄 잠실센터’를 개점했다. 이날 개점식에서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장과 전영강 프론트해운 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 최재영 거봉아이앤씨 회장, 신현조 Two Chairs 프리미엄 잠실센터장(좌측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특화점포 확대·대체 투자상품 발굴에 집중
비대면 부문 자산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 그룹장은 “비대면 전용 외화 주가연계펀드(ELF), 생애주기 펀드, 연금펀드 등 신상품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해 비대면 부문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로버어드바이저인 ‘우리 로보-알파’는 머신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을 통해 대표지수를 가장 잘 추종하는 펀드 위주로 고객 성향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3월 전문상담원(PB/FA)이 은퇴, 주택구입 등 고객의 투자목적과 지역, 투자금액 및 기간 등의 투자 니즈(Needs)와 시황 및 향후 전망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하이브리드형 로보’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투자 전략으로는 부동산시장 상황과 글로벌 금융 시장 및 통화정책 변화를 잘 봐야 한다고 지목했다. 정 그룹장은 올해 금융시장에 대해 ”미중 무역 분쟁 외에도 중국의 과도한 부채 문제가 위협요인으로 보인다”며 “최근 무역분쟁으로 인해 경기가 둔화되면서 중국정부가 어쩔 수 없이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증시를 부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것이 중국의 부채문제를 더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기회요인으로는 미중 무역 분쟁이 전향적으로 타결되는 경우를 꼽았다. 미국과 중국의 수출이 살아나면서 경기둔화 우려를 크게 완화시키고,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시장, 위협·기회요인 공존…“시장 상황 감안한 자산배분 중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바닥을 기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현재 시점에서 집값 반등 요건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당분간 조정을 지속하며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무주택자 및 1주택 실수요자는 우수한 지역의 청약을 통해 내 집 마련과 갈아타기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다주택자는 투자가치가 있는 주택은 사전증여 및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해 장기 보유 전략을 갖고, 만약 주택을 매도해야 한다면 보유세 과세기준일인 6월1일 이전에 양도차익이 낮은 물건부터 매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회초년생이나 서민에게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추천했다.
정 그룹장은 “일정한 소득이 있는 근로자나 개인사업자는 연간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 가능한데다 일임형인 경우 전문가가 운용 및 관리, 리밸런싱 등을 담당해주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5년 만기(서민형, 농어민은 3년 만기) 이후에 이익이 발생 시에는 200만원까지는 비과세로, 초과분은 9.9% 분리과세의 절세효과가 발생한다”며 “특히 2018년 이후 세법이 개정돼 중도인출도 허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상품으로는 ‘달러표시채권’이 제시됐다. 정 그룹장은 “글로벌 경기가 점차 회복세로 방향 전환될 때 위험 자산에 대한 자금유입과 신용 스프레드 축소, 점진적인 달러자산 강세에 따른 신흥국중심의 달러표시채권의 수익률 상승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만약 현금 1억원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정기예금과 펀드·부동산 비중을 각각 20%, 50%, 30%로 두고 자산을 배분할 것 같다”며 “향후 물가상승률이나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 그리고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주식, 채권, 대체자산 펀더멘탈 등을 고려한 자산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