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휘청이고 있다. 기존 변수의 불확실성이 살아 있는 가운데 애플의 실적 부진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더해지면서 코스피 2000선이 붕괴,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곳까지 떨어졌다. 19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55포인트(0.83%) 오른 2010.25에 거래를 마쳤다. 오르기는 했지만 앞선 이틀을 포함하면 올해 3거래일간 1.5% 이상 하락했다.
지난 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3포인트(0.81%) 내린 1993.7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12월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진/한국거래소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 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충격을 받았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작년 12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자지수(PMI)는 2년5개월만에 50선 밑으로 떨어졌다.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확장, 낮으면 경기위축 신호로 해석된다. 애플의 실적 전망 하향도 불안 심리를 부추겼다.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악재가 쉽게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발표될 중국의 경제지표도 PMI와 같은 흐름일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에는 회복이 힘들고 3월 이후 중국이 양회 등을 통해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준다면 상승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에 코스피가 추가 하락하면서 1900선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2011년 유럽재정위기,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고 있어 기계적인 밸류에이션 해석을 주의해야 한다"며 "이 두 지표와 함께 주가매출비율(PSR)까지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 유력한 코스피 지지선은 1900~1950"이라고 말했다.
지지선이 중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등 따른 준(準) 스태그플레이션 ▲유럽의 지역별·계층별 갈등으로 인한 유로존 위기 ▲기술주 등을 대상으로 한 지엽적 버블 논쟁 등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제했다.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세계 경기 둔화세가 안정돼야 이익 추정치의 가파른 하향도 진정될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저가매수는 바람직하지 않아 인내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