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봄이 왔다. 에너지 시장에서 투기세력이 날개짓을 펴는 봄이 왔다.
2분기가 시작된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유가는 배럴당 85달러선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최근 한달 동안 8% 올랐다. 이중 지난주의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물론 유가 상승의 배경에는 거시경제적인 이유들이 있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는 이날 약속이나 한 듯 긍정적인 경제지표들이 쏟아졌다. 미국의 제조업은 2004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세계 제조업 지표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낸다는 것은 공장과 운송 부문에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날 마켓워치는 펀더멘털에 관해 아직 엇갈린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원유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른 세력이라기보다는 금융세력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원유 선물은 단지 에너지 사업에서의 위험성만을 관리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원유 선물 가격은 이제 외환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출렁인다. 원유 선물은 약달러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통용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마켓워치는 원유 선물 가격의 상승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수익을 쫓아 재빠르게 움직이는 '스마트 머니'가 주식시장에서 상품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한다고 전했다.
상품시장에 스마트머니가 유입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2008년의 상황은 참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당시 투기 세력은 과대평가된 주식과 부동산으로부터 돈을 빼 에너지와 금속, 곡물 선물에 뛰어 들어 유가를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게 한 후 숏셀링으로 다시 가격을 추락시킨 바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투기 세력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의 급등을 무조건 반기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경제지표가 일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서로 엇갈림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수개월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릴 경우, 중앙은행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효과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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