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신항섭 기자] 금융당국과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 활용을 두고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개인대출로 보고 있는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통상적으로 해온 투자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과 관련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 2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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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8월 총수익스와프(Total Return Swap, TRS) 방식으로 특수목적회사(SPC)에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집행한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SPC인 키스아이비제십육차에 1673억원의 자금을 내줬다. 자금 집행의 근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PC가 SK실트론 주식을 두고 맺은 TRS 계약이다.
TRS는 총수익 매도자가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 등 모든 현금흐름을 총수익 매수자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약속된 이자를 받는 거래다. SPC가 총수익 매도자, 최 회장이 총수익 매수자다. SPC는 한국투자증권에서 받은 자금으로 SK실트론 지분을 매입했다.
SK실트론 지분을 매입한 주체는 SPC지만 사실상 최 회장이 사들인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개인대출이라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개인대출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SPC가 최 회장과 TRS 계약을 맺으면서 발생한 채권에 투자한 것이고 한국투자증권이 내준 자금을 받은 주체는 개인이 아닌 법인이라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이번 거래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앞으로 TRS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은 자금의 성격 탓에 문제가 된다고 보는 것 같지만 금감원의 제재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적으로 쓰이던 거래 방식이고 SPC에 대한 대출도 그동안 법인 대출로 봤는데 이 기준도 바뀐다면 증권사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현장 검사를 통해 TRS 거래 과정에서 다수 증권사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봤던 만큼 잣대가 더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고 징계 수위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효성이 TRS 거래를 이용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을 계기로 5~7월 현장 검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TRS 중개·매매 제한을 위반했다고 본 증권사는 12곳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