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연말 증권가에 쇄신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줄줄이 교체되고 외부 인력 수혈도 여느 때보다 활발한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박정림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 그룹 부행장 겸 KB증권 WM부문 부사장과 김성현 KB증권 투자은행(IB) 총괄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왼쪽부터)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내년 주식시장의 부진이 예상되는 등 업황이 좋지 않을 것에 대비해 IB 강화와 은행-증권 계열사 협업 확대를 동시에 이루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주주총회를 거치면 박 부행장은 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이름을 올린다는 점에서도 파격적인 인사란 평이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5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홍원식 대표이사를 김원규 전 NH투자증권 사장으로 교체한다. 김 전 사장 체제 구축은 IB 인력 충원을 비롯한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사장을 대신해 정일문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린 올해가 변화를 모색할 적기로 판단했다는 게 한국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조직 개편과 외부인력 수혈도 활발하다. NH투자증권은 기관영업을 담당하는 홀세일 사업부를 신설하고 김태원 DS자산운용 공동대표를 수장으로 앉혔다. 자산관리 부문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거액 자산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어블루본부와 중소·벤처기업 담당 WM법인영업본부도 만들었다.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을 통합 운용하는 운용사업부도 신설했다. 신규 선임된 임원 9명 중 4명을 부장급에서 채우는 등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대체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 출신 인사 영입도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도 IB부문에 더 힘을 싣기 위해 IB총괄을 신설했고 트레이딩(Trading) 총괄, WM총괄도 새로 만들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22억원의 보수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의 차장을 영입했다. 교보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 인력도 대거 스카우트했다.
리서치센터장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리서치센터와 투자전략센터를 통합하면서 오현석 투자전략센터장과 윤석모 에쿼티부문장을 공동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박영훈 기업분석팀장, 대신증권은 정연우 스트래티지 리서치부장을 각각 신임 리서치센터장으로 발탁했다. 새 리서치센터장들은 1969~1976년생으로 모두 젊은 피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고 올해가 당분간 실적의 정점일 것이란 점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기에 적절한 때라는 판단을 하는 모습"이라며 "조직개편과 인재 영입 등의 시도는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