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요구하는 국내 펀드가 등장하면서 주주행동주의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본격화하고 국민연금도 적극적인 주주권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주주행동주의는 더 확산할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의 지분 9%를 매입해 2대 주주가 된 국내 사모펀드 KCGI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KCGI는 지난 14일 한진칼에 단기차입금 증액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제도적인 여건과 분위기 변화 등을 고려할 때 KCGI를 비롯한 주주행동주의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본격화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다. 지난 7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시작으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선언하거나 의사를 밝힌 기관투자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과거보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요 업무의 의사결정 참여를 늘리는 방식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함께 주주권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는 배당 확대 등에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비공개 대화를 늘리고 이사회 구성과 운영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2020년에는 의결권행사와 연계한 주주권 행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 ▲전자투표 의무화 등 소액주주의 권리 강화에 무게를 둔 법 개정안 처리가 예상된다는 점도 주주행동주의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사모펀드 제도 개편도 주주행동주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적용됐던 지분보유 의무와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가 사라지면 국내 사모펀드가 기업구조조정과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주행동주의는 내년 국내 기업 지배구조의 화두가 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주주 활동이 검토·실행되고 있어 관심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여러 환경과 제도 변화로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성공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