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신항섭 기자] 금융당국이 한국투자증권을 중징계할 것으로 보여 단기금융업 관련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단기금융업 영업정지를 받아 발행어음 신규 발행이 중단될 수도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 10일 한국투자증권 제재심의위원회를 속개해 단기금융업무 위반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제재심에 한국투자증권 기관 경고와 단기금융업 영업정지, 과태료 부과 등의 중징계안이 올라왔다. 유상호 사장과 김성환 부사장, 배영규 IB1 본부장, 준법감시인 등 임원 5명도 징계대상이다. 징계안에는 일부 임원에 대한 해임 권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금감원이 단기금융업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면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7월 NH투자증권이 인가를 받기 전까지는 시장을 독점했고 경쟁자가 생긴 뒤에도 발행어음을 내놓을 때마다 완판되는 등 순항했다. 두 회사가 발행 속도를 조절할 정도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까지 1년간 발행어음으로 3조7000억원을 조달했다. 내년에는 6조원 발행 계획을 세웠다.
얼마 전에는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외화 발행어음을 선보였다. 외화 발행어음의 금리는 연 3.5%로 상당히 높게 제시했다. 시중에서 이 정도 금리를 주는 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투자증권이 그만큼 발행어음 사업에서 적극적으로 보폭을 넓히려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단기금융업 영업이 정지되면 발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경쟁사가 뛰어가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 된다.
발행어음은 단순히 판매 수익만 챙기는 게 아니라 조달된 자금으로 투자은행(IB) 부문 등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회사 전반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IB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유 사장은 징계를 받게 되면 '아름다운 퇴장'에 흠이 생기게 된다. 12년간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어온 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직을 정일문 부사장에게 물려주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런 평가가 나왔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물러났다는 점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감원 중징계에 대비해 한국투자증권이 유 사장을 한발 앞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린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