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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이 낮은 기본급부터 손봐야" 정부, '최저임금 시행령' 기업반발 일축
"불합리한 임금체계 해결 필요"…오늘 국무회의서 시행령 의결
입력 : 2018-12-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내년 11일부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주휴시간이 법적으로 포함되자 경영계가 기업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복잡한 임금체계를 기초로 기본급을 최소화했던 기업의 경영전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참에 기업별 임금체계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일 차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가릴 때 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령안은 오는 24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연내 공포돼 201911일부터 시행된다.
 
주휴시간은 일주일 동안 개근한 근로자가 일을 하지 않고도 법에 따라 지급받는 주휴수당에 해당하는 시간을 말한다. 예를들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개근한 근로자에게는 일을 하지 않고 쉬는 날(유급휴일)에 주휴수당을 주도록 돼 있다. 5일 근무제의 경우 근로시간은 40시간(18시간×5)이고, 주휴시간(8시간)을 포함하면 48시간이다.
 
따라서 월단위 근로시간은 주휴시간을 포함할 경우 약 209시간, 주휴시간을 빼면 약 174시간이다. 같은 급여라도 주휴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키면 시간당 최저임금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시급을 계산할 때 근로시간 뿐 아니라 유급휴일까지 포함할 경우 기존과 같은 임금을 주더라도 기준시간이 늘어나 그만큼 시간당 임금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경영계가 대법원 판례를 들며 최저임금 산정 때 실제 일한 시간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실제 경영계는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처리 된 시간을 추가로 포함시켜 정부의 가공적 잣대로 기업들의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을 20%~40% 정도 낮게 평가해 단속함으로써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게 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특히 경영계는 최근 논란이 된 현대모비스 사례를 든다. 최근 고용부는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이 5000만원 수준인 현대모비스의 일부 정규직 직원들의 임금이 올해 최저임금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시정지시를 내렸다. 현대모비스의 입사 1~3년차 사무직·연구원의 월 기본급이 성과급 등을 빼고 시급으로 환산할 경우 6800~7400원에 그쳐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7530원에 미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올해 대비 10.9% 오르고 나면 위반 대상 기업이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본급을 적게 주고 수당을 부풀리는 왜곡된 임금체계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크다. 고용부 관계자는 "연봉 5000만원인 근로자가 최저임금 위반이 되는 것은 산정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기업의 임금체계의 문제"라며 "기본급이나 고정수당 등은 형편없이 낮고 상여금이나 변동성 수당, 성과급 등은 터무니없이 높은 불합리한 임금체계를 바로 잡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고액연봉에도 기형적 임금구조 탓에 최저임금법을 어긴 대기업들이 임금체계를 바꿀 적절한 시간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높은 연봉을 받는데도 상여금 등의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있는데 임금체계 개편 의지가 있으면 적정 시정 기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령안에는 상여금, 복리후생비가 최저임금에 산입되도록 그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상여금 등 비중이 높은 임금체계로 인해 고액연봉자이면서도 최저임금 위반이 될 수 있는 불합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내년 기준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현금으로 지급하는 복리후생적 임금(식대·숙박비·교통비 등)은 해당연도 월 최저임금액의 각각 25%와 7%를 초과할 때만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시간 수도 '소정근로시간 수'에서 '소정근로시간 수와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수를 합산한 시간 수'로 개정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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