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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재판 보도, 피해자 '2차 피해' 가중"
시민단체들 "사건 본질, 사적·개인화…피고인 주장 뒷받침"
입력 : 2018-07-26 오후 5:00:51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결심 공판을 하루 앞둔 가운데 피해자 김지은씨에 대한 언론 보도가 '2차 피해'를 가중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350개 단체로 구성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의 주최로 열린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2차 피해' 긴급토론회에서는 언론 보도가 가해자 측 주장을 일방적으로 제기하고, '순수한 피해자' 프레이밍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수아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는 "언론은 피고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서 피해자의 성격이나 이력을 드러내 피해자의 증언에 신뢰를 없애려는 피고인 측의 전략을 뒷받침해 주게 됐다"고 말했다. 또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논의를 돕기보다 '순수한 피해자' 프레이밍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피해자 유책론에 대한 기존 고정관념의 강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공간 역시 언론의 선정적 제목으로 사안의 단편적 특성만을 강조해 2차 가해를 가하는 댓글로 피해가 가중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도 "이번 재판은 김지은씨 측의 증언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안희정씨 측 증언은 공개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애초 '비대칭' 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데도 언론은 재판에서 나오는 자료와 증언을 다 전해줘 국민이 비대칭 된 정보와 편향된 정보를 받으면서 그 정보를 토대로 사안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여론을 형성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의 진료기록에 대한 세세한 설명 등을 비판하며 안희정 재판 관련 모니터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도 역시 "'김지은이 숙박업소 예약했다'라는 피고인 측 증언을 그대로 언론기사의 제목으로 게재하고, 비서 업무를 수행했던 자에 대한 간음 추행 사건에서 업무수행을 마치 '합의한 성관계' '비밀스러운 관계'의 뉘앙스로 쓴 보도가 있다"며 "이는 사건의 본질과 전혀 상관없으며, 공적인 업무를 사적화·개인화시킴으로써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됐했다"고 말했다.
 
한편 '업무상 위력'의 행사 여부가 핵심 쟁점인 가운데 판단기준에서 피해자의 거부의사표시 및 유형력의 행사가 아닌 피해자-가해자의 관계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정을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임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업무상 위력간음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며 대법원이 '위력을 이용해'에 대한 판단에서 폭행 또는 협박과 같은 유형력 행사 여부나 행위 시 피해자의 거부의사표시 존재 여부를 판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의 재판은 오는 27일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조병구)는 이날 오전 10시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지난 2월 25일까지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김씨를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26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2차 피해'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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