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조선해운업계가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국의 갈등에 따라 글로벌 해운 물동량이 최대 1%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국내 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급격한 물동량 감소는 기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해운조사분석기관 드류리(Drewry)는 이달 둘째주 제시한 시나리오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의 경우로 치달을 경우 글로벌 해운 물동량이 약 1%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갈등으로 수출입이 중단되면서 180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에 해당하는 물동량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6일부터 중국산 제품 818개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약 340억달러 규모다. 284개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이다. 같은 날 중국도 미국산 자동차와 대두·면화 등 100여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놨다. 양국 간 상호관세 조치가 본격화됨에 따라 아시아와 미주를 연결하는 북미항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글로벌 대미·대중 노선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조선해운업계는 분쟁 과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운업계는 물동량 감소에 따른 업황부진을 우려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해운업 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올해 1~6월 70이 넘었던 경기전망지수(BSI)가 7월 69로 떨어했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에서 멀어지면 그 반대다. 업계는 경영 애로사항에 대해 물동량 부족(23%)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운송은 환적을 통로 이뤄지는데 중국에 기항하지 못할 경우 이웃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다른 항만에도 들리지 않고 항로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의 물동량 감소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역시 당장에는 무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동량 감소의 영향으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건조 등이 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3일 현대중공업은 2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거시적으로 금융시장 움직임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운과 조선시장 회복 기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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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선해운업계 우려는 다소 과장됐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클락슨리서치 등의 자료를 보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해 글로벌 물동량 증가율은 3% 초반"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하더라도 글로벌 경제성장과 수급상황을 고려하면 물동량의 급격한 감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우리나라가 미중 무역분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서 이번 갈등이 국내 물동량 추이와 업계에 반영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현재 기준에서는 업계에 피해가 가시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무역분쟁이 확전되면 아예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므로 갈등의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