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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화학전쟁 시작"…정유화학업계, 손익계산·눈치싸움
23일 LG화학 2.8조 대형 투자 계획…글로벌업체까지 가세 "모로 가도 '화학'으로"
입력 : 2018-07-24 오후 5:23:3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석유화학업계와 정유업계가 화학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손익계산과 눈치싸움이 분주하다. 최근 1~2년 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들이 화학사업에 조 단위 투자를 감행, 2022년께 본격적인 화학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석화업계는 화학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수익극대화를, 정유업계는 원유정제 등 기존 사업을 넘어 새 먹거리를 찾겠다는 심산이지만 공급과잉 우려도 상존한다.
 
지난 23일 LG화학은 이사회를 열고 전남 여수공장의 나프타분해시설(NCC)과 고부가 폴리올레핀(PO) 공장 증설에 2조6060억원을 쏟는 등 총 2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미 여수·대산공장에서 총 220만톤의 NCC 생산능력을 확보한 LG화학은 이번 투자로 오는 2022년까지 110만톤을 추가, 총 330만톤의 NCC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LG화학의 투자는 최근 석화업계의 투자경쟁 분위기와 맞닿았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말까지 여수 NCC에 20만톤을 증설, 생산능력을 230만톤까지 끌어올리기로 했으며 지난 5월에는 현대오일뱅크와 합작 설립한 현대케미칼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중질유 기반의 '석유화학콤플렉스(HPC)'를 건설하기로 했다. HPC는 원유를 정제해 남은 잔사유로 석화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에탄분해시설(ECC)도 건설 중인데, 완공될 경우 글로벌 생산능력으로는 LG화학을 앞선다. 이외에 대한유화와 한화토탈이 각각 33만톤, 31만톤의 NCC 생산능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유업계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화학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원유를 정제해 기름을 생산하던 전통적인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석화업계가 중국 등으로의 수출을 통해 매년 실적잔치를 벌이는 것도 투자를 자극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1년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한 자회사 SK종합화학이 NCC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13년 중국 시노펙과 각각 약 1조5000억원 씩 약 3조원을 투자해 아시아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 우한에 NCC 공장을 설립했다. 우한 공장은 최근 2020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110만톤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도 2조원의 자금을 투입, 2020년까지 70만톤의 NCC 생산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 역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투자와 증설 계획은 늦어도 2023년이면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략 2022년께면 화학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NCC를 기준으로 보통 20만톤 내외의 증설이라면 공급 부족분 확충이지만, 그 이상이라면 수익 확대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며 "3~4년의 완공시기를 고려해 상업생산이 시작될 2022년 무렵에는 업계의 손익계산과 눈치싸움이 더욱 불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석화업계와 정유업계 모두 생산 효율화를 생존전략으로 추구하려는 양상이다. 석화업계는 생산 전문화를 통해, 정유업계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효율성 추구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원가경쟁력의 수 싸움이 치열해질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화업계는 지금껏 제품이 딱히 좋았다기보다 설비효율의 고도화, 마진율 등에서 경쟁력을 갖고 수출에서도 이득을 봤다"며 "나프타가 원유에서 조달되고,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정제한다는 점에서 정유업계는 경쟁우위를 가지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도 변수다.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Aramco)는 최근 세계 4위 화학기업 '사빅' 지분을 매입하고 2025년을 목표로 화학시설 투자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최대의 수출시장인 중국도 석화제품의 자급률을 높여간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에는 미국의 셰일가스 기반 설비들이 본격 가동, 세계 석화경기가 악화될 전망"이라며 "중국도 2022년까지 1000만톤에 규모의 초대형 석화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어서 공급과잉 위기가 글로벌 시장 전체를 덮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급과잉 우려에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된 석화제품 물량은 국내 제조업 규모가 현재보다 2배 이상 커지지 않고서는 자체적으로 소화되지 않는다"며 "수출로 수지타산을 맞춰야 하는데, 글로벌 경쟁과 중국 시장축소 우려에 공급측면의 부담이 불가피한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공급과잉은 1980년대 대산공장이 지어질 때부터 나오던 말인데, 국내 시장이 협소해지니까 중국 등으로 활로를 뚫었고 중국이 막히면 인도나 동남아로 시장을 개척하면 된다"며 "기업이 3~4년 뒤의 상황도 전망하지 않고 무작정 투자를 감행하지는 않을 것인데, 공급과잉 우려는 다소 지나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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