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인도와 베트남 등 '남방'으로 눈을 돌린다. 동남아·중동시장을 노리는 문재인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보조를 맞춤과 동시에 중국에 쏠린 수출을 다변화하기 위함이다. 마침 인도와 베트남 등은 최근 경제개발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석유화학제품 수요도 급증, 이 분야의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인도에 대한 석유화학제품 수출량은 31만1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만9000톤) 대비 11.4% 늘었다. 연간으로 봐도 2012년 127만톤에서 지난해 165만2000톤까지 매년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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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도 인구는 13억970만명이다.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경제개발의 고삐를 한창 죄면서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7%대를 기록 중이다. 모디 총리는 내년 재선까지 노리고 있어 경기 부양에 더 의욕적이다. 동시에 경제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자 2019년까지 '클린인디아 캠페인'을 벌이며 폐플라스틱 등 환경오염 제품을 규제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로서는 인도가 수급이나 정책 측면에서 예의주시할 대상이 됐다. 인도는 문재인정부의 '남방정책'이 표방하는 핵심 공략시장 중 하나기도 하다.
한화케미칼은 염소화폴리염화비닐(CPVC)의 첫 수출지역을 인도로 정하고 물량을 수출 중이다. GS는 지난해 11월 인도에서 그룹 사장단 회의를 열고, GS칼텍스가 인도 뭄바이법인을 중심으로 델리와 방갈로르지역까지 영업망을 넓히기로 했다. SKC도 지난해 일본 미쓰이화학과의 합작사를 통해 인도에서 폴리우레탄을 판매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제가 매년 6%대 성장하는 베트남도 관심이다. LG화학은 베트남에서 연 4만톤의 디옥틸프탈레이트(DOP)를 생산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이사회를 열었고, 베트남 등 동남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의 경제성장 속도와 소득수준을 고려하면 생필품부터 산업자재까지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오를 것"이라며 "인도와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한 수요는 다른 업종보다 경기 변동에 따른 수급의 불확실성이 적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의 '남방정책'에는 중국 내 경쟁심화 영향도 있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경제가 급성장하며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폭발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636만톤의 석유화학제품을 수출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이 80%대까지 오르면서 수출 부진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올 1월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석유화학업계 신년회에서 "중국의 자급률이 올라 경쟁심화가 우려된다"고 토로한 바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